[베이스볼브레이크] “KT 빵빵한 錢力 신경쓰이네”

입력 2013-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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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신생구단이다. 그러나 야구발전기금만 200억원을 써내 10구단 유치경쟁에서 승리한 데서 알 수 있듯 자금력에선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 KT 이석채 회장(가운데)의 공격적 마인드는 든든한 밑천이다. 스포츠동아DB

형님구단들, 막내 KT에 벌써부터 긴장

막대한 자금+추진력…곧 추격할 것
SK와 연고권-팬 놓고 충돌 가능성
삼성, 제 2연고 수원팬 잠식에 불편


프로야구 10번째 손가락으로 KT-수원이 사실상 낙점됐다. KT의 등장은 프로야구 지형도를 뒤바꿀 만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향후 펼쳐질 기존 구단들과의 공생 및 견제 관계가 관심을 모은다.


○막대한 자금력과 추진력

KT의 자금력과 추진력은 이미 10구단 선정 과정부터 시작됐다. 야구발전기금으로만 200억원을 써냈다. 기업 규모도 남다르지만, 필요할 때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총 21명이 참가한 평가위원회 개별평가(평가위원장 제외)에서 16대5로 부영에 압승을 거둔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KT의 향후 행보는 프로농구단의 운영 방식을 통해 대략적으로 미리 들여다볼 수도 있다. 2003∼2004시즌 도중 약체 코리아텐더를 인수한 KT는 그해 8위로 마감했지만, 곧바로 2004∼2005시즌 4위에 오르며 6강 플레오프에 진출했다. 2005∼2006시즌에도 4위를 차지한 뒤 2006∼2007시즌 3위에 오르면서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 프로농구계를 놀라게 할 만한 과감한 투자로 ‘포워드 왕국’을 형성해 단시일에 강호로 발돋움했다.

물론 농구와는 달리 야구는 전력을 완성하는 데 더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험난한 여정이 예고돼 있다. 그러나 KT의 자금력과 추진력이라면 그 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다.


○프로야구의 역학관계 재편

기존 구단들은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KT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 태세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정중동이다. 무엇보다 SK와의 역학관계가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통신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당장 연고권을 놓고 부딪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현재 도시연고제지만, 올해부터 신인드래프트에서 광역 연고 개념으로 1차지명을 부활하기로 했다. SK는 과거 인천은 물론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연고지역으로 삼았다. KT가 수원에 둥지를 틀면, 경기도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수원에 야구부가 있는 학교는 유신고가 유일해 KT가 경기도 지역을 광역 연고로 요청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SK가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그래서 경기 북부권과 남부권을 나눠 광역 연고를 재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기도의 SK 팬들을 KT에 빼앗길 가능성도 높다.

다른 팀들도 KT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SK뿐 아니라 LG도 통신 라이벌이다. 삼성은 전통적인 ‘삼성 도시’인 수원을 KT가 잠식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10구단 창단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펼쳐온 롯데도 KT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다. 9구단 NC를 포함한 약체팀들은 만에 하나 성적에서 KT에 밀리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만만찮은 막내의 등장에 형들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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