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까지 떨어져봤기 때문에 아프지 않은 지금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ㅅ성 배영수가 더욱 완벽해진 모습으로 2013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벌써 불펜피칭 4차례…다시 괌행
직구 구속 150km 육박, 자신감 UP
“그만큼 재활했으면 됐죠. 이젠 정말 재활 신경 안 써도 됩니다. 벌써 불펜피칭 들어갔습니다.”
삼성 배영수(32)는 큰소리로 웃었다. 몸도 가뿐하고 마음도 가볍다고 했다.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였기에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배영수는 13일 연봉 4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14일 구단 발표). 지난해 연봉 4억원에서 12.5% 인상된 금액이다. 그는 지난해 감격적인 부활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26경기에 등판해 12승8패, 방어율 3.21을 기록하며 2005년(11승) 이후 무려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신고했다.
2007년 팔꿈치 수술 후 한없이 추락했던 왕년의 에이스. 직구 구속이 시속 130km에서 맴돌 때만 해도 모두들 “끝났다”고 했다. 그 역시 눈물과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2009년에는 1승12패를 당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과 2011년 6승씩을 거두더니 지난해 마침내 두 자릿수 승리투수가 됐다.
야구가 다시 재미있어졌다. 지난해 12월 일본으로 건너가 돗토리 월드윙트레이닝센터에서 2주간 개인훈련을 소화했던 배영수는 새해 들어 다시 한번 일본 돗토리로 날아가 훈련에 매달렸다. ‘재활부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무슨 소리냐. 그만큼 재활했으면 됐다”며 웃었다. 이젠 재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팔 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됐다는 뜻이다. 12월에는 피로 회복에 주력했고, 최근에는 지난 시즌에 좋았던 부분을 복습했다. 팔 스윙과 중심이동 등 기본부터 점검했다. 그리고 벌써 불펜피칭도 4차례나 했다고 자랑했다.
배영수는 11일 귀국한 뒤 잠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얻은 딸 은채와 둘째를 가진 아내 박성희 씨를 뒤로 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13일 시원하게 연봉 계약서에 사인한 뒤 괌으로 자율훈련을 떠났다.
배영수는 “자율훈련을 많이 하니까 돈도 많이 깨진다”며 웃더니 “이제 다승왕 한번 해야겠다. 할 때도 됐다”며 큰소리를 쳤다. 2004년(17승2패) 다승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던 그는 다시 도전장을 던지기로 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던 그였다.
“이제 직구 구속도 147∼148km 나오잖아요. 150km는 신경 쓰지 않아요. 나보다 구속 낮은 투수들도 많아요. 겁날 것도 없어요. 피할 것도 없어요. 다 종이 한 장 차이죠. 부딪쳐 보는 겁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