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신시컴퍼니
피아노 연주자 손놀림 보려면 맨앞 왼쪽
오케스트라는 뒤쪽이 소리 균형 알맞아
뮤지컬 배우 연기 보려면 1열 중앙 최고
이벤트석·높은 등급 인접한 자리도 인기
공연장에서는 비싼 좌석이 ‘명당’이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공연의 장르, 공연장 특성, 관객의 취향에 따라 ‘명당’은 다르다. 공연 마니아들이 쉬쉬하며 선점하는 ‘명당’은 어떤 자리일까.
● 피아노 독주회는 왼쪽, 오케스트라는 가운데
클래식 공연의 경우 보통 독주나 독창회는 앞쪽 중앙,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뒤쪽 중앙을 명당으로 친다. 오케스트라 연주 때 너무 앞이나 좌우 끝에 앉으면 사운드의 조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멋모르고 오른쪽 맨 앞에 앉았다가 공연 내내 콘트라베이스의 붕붕거리는 음에 고생했다는 관객도 있다.
피아노 독주회는 반대로 왼쪽 앞이 인기가 높다. 이곳에 앉으면 피아니스트의 현란한 손놀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 뒤편에 있는 합창석은 연주자들의 뒷모습을 본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케스트라의 경우 지휘하는 모습을 정면에서 볼 수 있어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가격도 저렴하다.
발레와 같은 무용 공연은 앞쪽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무용수의 아름다운 몸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빠르고 큰 동작에서 터져 나오는 무용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듣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백조의 호수’나 ‘지젤’처럼 무용수의 아름다운 군무가 유명한 작품의 경우에는 무용수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1층 중앙이나 2층 좌석이 좋다.
● 뮤지컬은 ‘1열 중앙’이 인기
뮤지컬이나 연극도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통상 무대 전체를 보기 편한 1층 중앙과 2층 중앙 앞 열이 명당으로 꼽힌다.
하지만 뮤지컬의 고수로 꼽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좌석은 따로 있다. 이들은 맨앞열 가운데를 최고로 친다. 예매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팔리는 좌석도 이 자리다. 이곳에서는 좋아하는 배우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맨 앞이라 시야를 가리는 사람이 없고 다리도 편하게 뻗을 수 있다. 모든 좌석에서 무대가 잘 보이는 소극장에서도 맨앞열 가운데 자리가 단연 인기가 높다.
또한 이 자리는 대부분 R석으로 구분되어 서너 열 뒤쪽부터 시작되는 VIP석보다 상대적으로 티켓값이 저렴하다. 다만 무대 전체를 보기 어렵고 무대를 올려다 보는 위치이다 보니 공연시간이 긴 작품은 목이 아플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와 달리 앞에서 4∼6번 째 열을 선호하는 고수들도 많다. 배우와 시선을 마주치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출연진 전체의 움직임이나 세트 등 무대 전체를 즐기는 데는 역시 중앙이나 뒤쪽이 낫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열혈관객 중에는 처음에는 무대 전체를 보기 위해 중앙이나 뒤쪽의 티켓을 예매하고, 두 번째 관람부터는 배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앞쪽을 찾는 경우도 있다.
종종 주최 측에서 마련하는 이벤트석도 명당으로 꼽힌다. 뮤지컬 ‘캣츠’의 경우 고양이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신체적 접촉을 하는 ‘젤리클석’이, ‘삼총사’에서는 배우들이 낚싯줄을 드리우고 관객은 준비해 간 선물을 바늘에 매다는 ‘낚시석’이 인기를 모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객들은 위 등급과 인접한 좌석을 찾는다. 즉 VIP석 뒷줄의 R석이나 통로를 사이에 둔 옆의 S석은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자리다. 하지만 공연 관계자들이 ‘쉬쉬’하면서 꼽는 진짜 명당은 만약을 위해 준비한 유보석이다. 공연중 발생한 문제로 인해 항의를 하는 관객을 달래는 등 비상상황 때 활용하는 좌석이다. 공연장 가운데 통로 쪽 중앙좌석이 유보석으로 많이 쓰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