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비싼 곳? 고수는 안다, ‘객석 명당’이 어딘지…

입력 2013-0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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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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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장르별 ‘최고의 명당’은 어디?

피아노 연주자 손놀림 보려면 맨앞 왼쪽
오케스트라는 뒤쪽이 소리 균형
알맞아

뮤지컬 배우 연기 보려면 1열 중앙 최고
이벤트석·높은 등급 인접한 자리도 인기

공연장에서는 비싼 좌석이 ‘명당’이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공연의 장르, 공연장 특성, 관객의 취향에 따라 ‘명당’은 다르다. 공연 마니아들이 쉬쉬하며 선점하는 ‘명당’은 어떤 자리일까.


● 피아노 독주회는 왼쪽, 오케스트라는 가운데

클래식 공연의 경우 보통 독주나 독창회는 앞쪽 중앙,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뒤쪽 중앙을 명당으로 친다. 오케스트라 연주 때 너무 앞이나 좌우 끝에 앉으면 사운드의 조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멋모르고 오른쪽 맨 앞에 앉았다가 공연 내내 콘트라베이스의 붕붕거리는 음에 고생했다는 관객도 있다.

피아노 독주회는 반대로 왼쪽 앞이 인기가 높다. 이곳에 앉으면 피아니스트의 현란한 손놀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 뒤편에 있는 합창석은 연주자들의 뒷모습을 본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케스트라의 경우 지휘하는 모습을 정면에서 볼 수 있어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가격도 저렴하다.

발레와 같은 무용 공연은 앞쪽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무용수의 아름다운 몸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빠르고 큰 동작에서 터져 나오는 무용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듣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백조의 호수’나 ‘지젤’처럼 무용수의 아름다운 군무가 유명한 작품의 경우에는 무용수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1층 중앙이나 2층 좌석이 좋다.



● 뮤지컬은 ‘1열 중앙’이 인기

뮤지컬이나 연극도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통상 무대 전체를 보기 편한 1층 중앙과 2층 중앙 앞 열이 명당으로 꼽힌다.

하지만 뮤지컬의 고수로 꼽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좌석은 따로 있다. 이들은 맨앞열 가운데를 최고로 친다. 예매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팔리는 좌석도 이 자리다. 이곳에서는 좋아하는 배우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맨 앞이라 시야를 가리는 사람이 없고 다리도 편하게 뻗을 수 있다. 모든 좌석에서 무대가 잘 보이는 소극장에서도 맨앞열 가운데 자리가 단연 인기가 높다.

또한 이 자리는 대부분 R석으로 구분되어 서너 열 뒤쪽부터 시작되는 VIP석보다 상대적으로 티켓값이 저렴하다. 다만 무대 전체를 보기 어렵고 무대를 올려다 보는 위치이다 보니 공연시간이 긴 작품은 목이 아플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와 달리 앞에서 4∼6번 째 열을 선호하는 고수들도 많다. 배우와 시선을 마주치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출연진 전체의 움직임이나 세트 등 무대 전체를 즐기는 데는 역시 중앙이나 뒤쪽이 낫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열혈관객 중에는 처음에는 무대 전체를 보기 위해 중앙이나 뒤쪽의 티켓을 예매하고, 두 번째 관람부터는 배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앞쪽을 찾는 경우도 있다.

종종 주최 측에서 마련하는 이벤트석도 명당으로 꼽힌다. 뮤지컬 ‘캣츠’의 경우 고양이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신체적 접촉을 하는 ‘젤리클석’이, ‘삼총사’에서는 배우들이 낚싯줄을 드리우고 관객은 준비해 간 선물을 바늘에 매다는 ‘낚시석’이 인기를 모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객들은 위 등급과 인접한 좌석을 찾는다. 즉 VIP석 뒷줄의 R석이나 통로를 사이에 둔 옆의 S석은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자리다. 하지만 공연 관계자들이 ‘쉬쉬’하면서 꼽는 진짜 명당은 만약을 위해 준비한 유보석이다. 공연중 발생한 문제로 인해 항의를 하는 관객을 달래는 등 비상상황 때 활용하는 좌석이다. 공연장 가운데 통로 쪽 중앙좌석이 유보석으로 많이 쓰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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