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타들의 특별한 골프 입문기 “골프는 내 운명”

입력 2013-0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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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골퍼들의 입문에는 다양한 사연이 있다. 김효주(사진)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태권도 대신 골프를 가르치기로 하면서 골퍼가 됐다. 사진제공|KLPGA

여자 프로골퍼들의 입문에는 다양한 사연이 있다. 김효주(사진)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태권도 대신 골프를 가르치기로 하면서 골퍼가 됐다. 사진제공|KLPGA

생계 위해 골프공 줍던 소년가장 양용은
학원 대신 연습장에 맡겨진 꼬마 김효주



서희경 수영·김형성 축구서 전향
정희원은 유도스승 권유로 골프채


역도선수에서 한국인 최초의 PGA 선수가 된 최경주(43·SK텔레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골프연습장에서 공을 줍다가 프로골퍼가 된 양용은(41·KB금융그룹). 골퍼들의 입문 과정은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양제윤(21)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TV에서 박세리 경기를 보고 반해 엄마에게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대구 출신인 그는 대전체중과 대전체고를 나왔다. 그 뒤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양제윤이 막 골프에 입문했을 때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졌다. 골프를 계속하는 게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골프를 계속하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무작정 대전으로 이사했다. 양제윤은 “엄마가 ‘골프를 하려면 제대로 하자’며 짐을 싸 대전으로 이사 갔다. 그리고는 박세리 언니가 연습했던 대전의 유성 골프장을 찾아가 형편을 얘기한 뒤 연습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사정했다. 그 덕분에 마음 놓고 연습할 골프장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소연(23)도 조금은 특별한 입문 사연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특별활동으로 골프를 배웠다. 당시 그는 바이올린도 함께 시작했지만 더 재미를 느낀 쪽은 골프였다. 김효주(18·롯데)의 입문 사연도 재미있다. 부모는 식당을 운영했다. 어린 아이를 돌볼 시간조차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학원에 보내기로 마음먹은 부모는 태권도를 가르치러 도장을 찾아가던 중 같은 건물에서 골프연습장 운영하는 선배를 만났다. 그날로 골퍼의 길로 들어섰다.


○태권도, 수영, 축구에서 골프로

이보미(25·정관장)는 어려서 부모 몰래 태권도를 배웠다. 일주일 후 회비를 내라는 관장의 전화를 받게 된 부모는 깜짝 놀랐다. 여자 아이가 태권도를 배우는 게 못마땅한 부친은 대신 골프를 배우라고 권했다. 처음엔 골프채도 없어 남의 것을 빌려 썼다. 서희경(27·하이트)은 골프 이전 수영선수를 했다. 4살 때부터 9살 때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던 중 만성 비강 감영증을 앓게 돼 수영을 그만두고 골프로 길을 바꿨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형성(33·하이스코)은 고교 입학 때까지 축구선수를 했다. 골프를 시작한 건 그 이후다. 오랫동안 축구선수로 활약한 덕분에 축구선수들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과도 자주 만나는 사이다.

지난해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정희원(22·핑)은 더 특별한 경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5학년까지 유도를 했다. 그러다 유도를 가르쳤던 스승이 먼저 세미프로로 전향하면서 그의 인생도 바뀌었다. 제자에게 유도를 그만두고 골프를 배우라고 권유하면서 스승과 제자가 모두 골프선수가 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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