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그래도 핸드볼은 내가 직접…”

입력 2013-01-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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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스포츠동아DB

SK 최태원 회장. 스포츠동아DB

핸드볼협회장 연임 확정…핸드볼 지원 탄력
SK 의장직 등 내려놓기 행보 속 예상외 결정
“향후 4년 글로벌 경영·소프트웨어에 주력”


SK 최태원 회장이 임기 4년의 대한핸드볼협회장 연임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핸드볼은 최 회장을 중심으로 SK의 지원 아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초석을 다지게 됐다. 사실 체육계와 언론계에선 최 회장의 연임을 의외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최 회장이 이달 말 배임 등 혐의에 관한 1심 공판을 앞두고 SK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내려놓기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리인을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직접 출마해 집권 2기를 열었다.


○“핸드볼, 내가 맡고 싶다”


핸드볼협회장 연임을 확정한 24일 ‘핸드볼인의 밤’ 행사에 최태원 회장은 불참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정규 부회장(SK텔레콤 부사장)이 대독한 취임 수락문이 화제가 됐다. 최 회장이 손수 작성에 관여했는데, 그 길이가 A4 용지 6장에 달했다. 가뜩이나 국제경쟁력 약화로 위기감에 휩싸인 핸드볼계는 최 회장의 의지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SK 관계자는 “핸드볼협회 정관에 위배되지만 않으면,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임기 4년을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핸드볼협회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퍼졌다. 연 100억원 가까운 투자에 피로감을 느낄 만했다. 실제 이런 언론 보도를 연초에 최 회장이 직접 본 모양이다. 이때 최 회장은 “나는 이런(그만둔다는) 말 한 적 없다. 내가 (핸드볼을) 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최 회장의 단호한 화법에 SK의 전사적인 핸드볼 지원 방향은 굳어졌다. SK측은 ‘최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꿈꾸기에 재판 결과가 안 좋으면 핸드볼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IOC 위원에 관계없이 핸드볼 협회장직은 갖고 가실 것”이라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SK측 인사들이 최 회장의 진정성의 증거로 드는 일화가 있다. 지난해 초 용인시청을 인수한 SK 루브리컨츠 창단식 당시 최 회장은 써준 원고를 마다하고, 즉흥 연설을 했다. 선수 부모들을 향해 “자식 걱정 없도록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핸드볼 생태계’를 만들어서 핸드볼만 착실히 하면 지도자까지 생계 걱정 없도록 해주겠다는 다짐이었다.

최 회장은 그룹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글로벌 스포츠인 핸드볼이 부합하기도 한다. 핸드볼이 인기 있는 유럽, 중동의 파워인맥과 글로벌 경영을 접목하면 ‘윈-윈’이라는 시각이다. 최 회장은 “지난 4년이 SK핸드볼경기장 등 하드웨어 구축의 시간이었다면, 향후 4년은 프로화를 비롯한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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