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호 “우리 제품으로 리우올림픽 금메달 딴다면 영광”

입력 2013-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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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간 국가대표를 후원하고 있는 코오롱FnC의 나윤호 상무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매장에서 토종 브랜드 엘로드 드라이버를 소개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코오롱FnC 나윤호 상무

엘로드, 열악한 환경서도 국산제품 맥 이어
28년째 골프국가대표 용품·의류 후원 뿌듯
국산 클럽 기술력 이제 세계 최고수준 도달


“유명한 프로 선수를 지원하면 더 많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미래 꿈나무를 후원하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다.”

코오롱FnC 나윤호 상무는 국가대표 후원을 자랑스러워했다.

골프 국가대표 팀이 운영되기 시작한 건 1983년. 출발은 열악했다. 변변한 지원도 없었다. 1985년 전환점을 맞았다.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이 대한골프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이 명예회장은 먼저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의 체계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직접 후원에 나섰다.

의류와 용품을 후원하는 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연간 6억∼7억 원의 경비가 들어가고 이 같은 일을 28년 째 계속하고 있다는 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강한 국가대표가 만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골프 국가대표팀은 해외에서 더 많이 주목한다.

2010년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대한골프협회를 찾았다. 이 신문은 한국 국가대표 육성 시스템을 취재했다. 한국 골프가 세계적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국가대표 시스템을 주목해왔다.

골프 국가대표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개인과 단체 전 종목을 석권했다.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김효주 등이 모두 국가대표 출신. 남자 김경태와 노승열, 김시우도 국가대표를 거쳐 세계무대에 진출했다.

코오롱은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리의 국가대표 출신들이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다.

나 상무는 “국가대표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부분도 있다. 코오롱에서는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엘로드’는 이동찬 명예회장의 자존심

“양말 하나까지 일본 제품을 선물로 받아야 하다니….”

1980년대 중반 한 골프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 명예회장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날 기념품으로 받은 양말이 일본 제품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이 명예회장은 그날로 우리 제품을 직접 만들겠노라고 생각했다. 1989년 ‘엘로드’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엘로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맥을 이어오고 있다. 잘 나간다며 떠들던 국산 제품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우뚝 지키고 있다. 동시에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나 상무는 “클럽은 성능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는 모든 브랜드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제는 클럽 자체의 성능보다 골퍼 개인에게 얼마나 잘 맞는 클럽을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그것이야 말로 엘로드의 가장 큰 무기다”라고 말했다.

엘로드는 수원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등지에서 생산하는 것과 달리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그 덕분에 소비자가 원하는 클럽을 곧바로 만들어 제공한다.

코오롱은 한 가지 목표를 더 세워 놓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 선수들이 토종 브랜드 클럽을 사용해 금메달을 목에 걸도록 하는 것이다.

엘로드의 클럽 기술은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의 펑샨샨은 2007년부터 엘로드의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까지 차지했다.

나윤호 상무는 “기술력으로는 우리도 뒤질 게 없다. 우리가 만든 클럽으로 우리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면 그것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다”라며 힘줘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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