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하대성 “주장 완장은 천명”

입력 2013-02-08 09: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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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

[동아닷컴]

“수원에게 지고 나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난 서울의 주장이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2년 K리그 우승팀 FC 서울의 주장을 맡았던 하대성(28)이 2013년에도 다시 한 번 주장 완장을 찬다. 하대성은 “처음에는 주장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심장’ 하대성은 지난해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슈퍼 매치’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아 답답했던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대성은 “도발도 날려보고, 선수들 모아놓고 이야기도 해보고, 별 짓을 다 했다”라면서 “그런데 소용이 없으니까 결국 말이 점점 없어졌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은 지난 시즌 수원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주장 하대성의 스트레스는 특히 컸다. 하대성은 “수원에게 지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더 독려해야했다. 다행히 수원에게 져도 연패에는 빠지지 않았던 게 우승의 바탕이 됐다”라면서도 “고민이 있어도 털어놓지를 못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하대성은 수원에게 패한 분노에 잠시 주장이라는 직함을 잊은 적도 있다. 하대성은 “순간적으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관중들에게 인사도 없이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적이 있다”라면서 “그런데 박태하 수석코치가 라커룸으로 가는 통로에 서 계셨다. 내 팔에 있는 주장 완장을 가리키며 ‘주장이 그렇게 행동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하시며 인사하고 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때 하대성은 주장으로써 욱하는 감정이나 지나친 흥분은 절제해야함을 깨달았다는 것. 하대성은 “올시즌에는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하대성은 2013년에도 2년 연속으로 주장을 맡게 됐다. 지난해 너무 마음고생이 심했던 하대성은 최용수 감독에게 주장을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고참과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참 잘했다”라며 하대성에게 다시 주장 완장을 맡겼다.

하대성에게 이제 주장 완장은 ‘천명’이다. “후배는 선배를 잘 따르고, 선배는 후배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한다”라는 주장론을 펼치면서 “선수들과 돈독해지기 위해 밥을 많이 샀다. 지난 시즌 연봉은 다 밥값으로 나갔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FC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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