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와 아내 콜린.
2012~201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웨인 루니(28)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루니는 지난 6일 영국 런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맨유의 핵심 선수이자 그간 전방 공격수부터 윙포워드, 처진 스트라이커 겸 보디가드까지 팀에서 역할 변경을 요구할 때마다 충실히 따라온 루니로서는 무척 자존심 상하는 결정.
더구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매우 근접한 현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차기 라운드 진출이 걸린, 리그를 뛰어넘는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였던 만큼 중요도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루니는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에야 교체투입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에 대해 “그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맨유가 이번 여름 루니를 이적시킬 생각이 있다”라면서 “퍼거슨이 더 이상 이 비싼 스트라이커를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 역시 “맨유에게 2000만 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팀이 있다면, 기꺼이 루니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 타임스, 텔레그래프 등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을 각각 내놓았다.
TV 해설가이자 맨유의 레전드인 로이 킨은 “이번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루니가 선발로 나서지 못한 것은 불길한 징조”라고 평했다. 데이비드 베컴은 지난 2003년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그해 여름 팀을 떠났다. 루드 판 니스텔루이 또한 2006년 리그컵 결승에서 제외된 후 팀을 떠나야 했다.
루니는 그간 맨유의 사실상 ‘유일무이한 공격수’라는 확고한 위치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로빈 판 페르시(19골)가 맹활약하는데다 대니 웰벡이 성장했고, 가가와 신지도 합류하는 등 점차 입지가 좁아지는 분위기다. 이번 여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의 영입도 진행될 예정이다.
루니의 행선지로는 파리 생제르맹,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루니는 지난 2010년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이 성사 직전 엎어진 바 있다. 루니와 맨유의 계약기간은 2015년까지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