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김시진 찾아간 염경엽 롯데 덕아웃 넥센 물결

입력 2013-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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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12일 사직구장. 넥센과의 첫 시범경기를 앞둔 롯데 김시진(55) 감독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덕아웃에 나타났다. 감독실에서 아침부터 반가운 손님(?)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넥센 염경엽(45) 감독. 지난 시즌까지 넥센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은 올해 맞은편 덕아웃에서 서로에게 창을 겨누고 방패를 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롯데로 떠난 김 감독에게 넥센 지휘봉을 물려받은 염 감독은 “야구장에 도착해서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감독님을 찾아가 인사드렸다. 30분 정도 세상 사는 얘기들을 나눴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덕아웃에 나타나자, 이번엔 자주색 유니폼을 입은 넥센 식구들의 인사가 줄줄이 이어졌다. 사령탑이 바뀐 뒤 양 팀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니 그럴 만했다. 김 감독은 넥센 김동수 코치와 홍원기 코치가 찾아오자 “여기 오지 마라. 그러다 잘린다”고 농담을 건넸고, 지난해까지 선수였다가 올해부터 지도자로 변신한 김수경 코치가 방문한 뒤에는 “수경이 펑고 많이 늘었네”라며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주장 이택근과 투수 이정훈을 비롯한 제자들의 인사에도 환한 미소로 화답한 것은 물론. 김 감독과 함께 롯데로 건너온 정민태 코치와 박흥식 코치에게도 넥센 선수들의 방문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경기 전 분위기와는 달리, 그라운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양 팀 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빠진 선수들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베스트 멤버로 라인업을 채웠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상대하겠다는 의지.

결국 롯데가 8회와 9회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하면서 넥센이 4-2로 먼저 웃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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