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이 덕아웃에 나타나자, 이번엔 자주색 유니폼을 입은 넥센 식구들의 인사가 줄줄이 이어졌다. 사령탑이 바뀐 뒤 양 팀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니 그럴 만했다. 김 감독은 넥센 김동수 코치와 홍원기 코치가 찾아오자 “여기 오지 마라. 그러다 잘린다”고 농담을 건넸고, 지난해까지 선수였다가 올해부터 지도자로 변신한 김수경 코치가 방문한 뒤에는 “수경이 펑고 많이 늘었네”라며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주장 이택근과 투수 이정훈을 비롯한 제자들의 인사에도 환한 미소로 화답한 것은 물론. 김 감독과 함께 롯데로 건너온 정민태 코치와 박흥식 코치에게도 넥센 선수들의 방문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경기 전 분위기와는 달리, 그라운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양 팀 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빠진 선수들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베스트 멤버로 라인업을 채웠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상대하겠다는 의지.
결국 롯데가 8회와 9회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하면서 넥센이 4-2로 먼저 웃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