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천 불펜코치. 사진제공|SK와이번스
31일 LG-SK전을 앞둔 문학구장. 경기 전 타격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던 정근우는 조웅천(이상 SK) 불펜코치를 가리키며 짧은 탄성을 질렀다. 이날 LG 선발은 사이드암 우규민으로 예고돼 있었다. 현역시절 사이드암으로 명성을 날렸던 조 코치는 팀 타자들이 우규민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배팅볼 투수로 나섰다.
캐치볼로 가볍게 몸을 푼 조 코치는 약 45분간 200∼300개의 공을 던졌다. 보통 배팅볼은 타자들이 치기 쉽게 던져주지만, 조 코치는 가끔씩 팔 스윙을 빠르게 하며 혼란을 주기도 했다. 훈련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 위한 조 코치의 배려였다. 이따금 정타가 나오지 않을 때면, 타자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현역시절 조 코치는 ‘고무팔’의 대명사였다. 한창 때는 불펜에서 공을 5개만 던져도 몸이 풀렸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연투능력 역시 뛰어났다. 은퇴한지 3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의 고무팔은 녹슬지 않은 듯했다.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많은 공을 던졌는데도,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배팅볼 투수의 임무를 마친 조 코치는 “그래도 몸이 예전 같진 않은 것 같다. 어깨가 아픈 것은 아니지만, 좀 묵직한 느낌이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