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의 뒷얘기를 전해드리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이번 주에는 우울한 한화와 달리 새록새록 꿈이 자라나는 신생구단 NC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마낙길 “이름값 하고 선배와 만나고 싶다”
○…NC에는 야구실력보다 이름으로 먼저 팬들에게 주목받은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마낙길입니다.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배구스타와 동명이인이죠. 마낙길은 아직 마낙길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NC 마낙길의 아버지가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우연히 배구스타 마낙길과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고 하네요. 그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동명이인인 우리 아들이 야구선수인데, 나중에 유명해질 테니 꼭 지켜봐달라”고요. NC 마낙길은 최근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서서히 출장 기회를 늘리고 있습니다. 창단 첫 위닝시리즈를 기록한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선 7타수 3안타를 쳤습니다. 타수(10)는 적지만 15일까지 타율은 5할입니다. NC 마낙길은 “꼭 한번 마낙길 선배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닙니다. 선배 마낙길처럼 선수로서 입지를 다진 뒤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과연 그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요. 신생팀 NC에는 이렇게 다양한 꿈들이 차고 넘칩니다.
박용택이 웬 보톡스? “눈 밑 경련이…”
○…LG 박용택이 오른쪽 눈 밑의 경련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개막 직후부터 갑작스럽게 오른쪽 눈 밑이 간혹 떨린다고 합니다. 좀처럼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요. 마그네슘을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고, 최근에는 병원에서 보톡스도 맞았답니다. 보톡스가 개발된 이유 중 하나가 눈 밑 경련 치료를 위한 것이랍니다. 하지만 곧바로 효과가 나타는 것이 아니라서 박용택은 눈 밑에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지요. 타석에서 눈이 떨리면 타임을 요청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일이 잦답니다. 심판들이나 상대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답니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는 게 박용택의 말입니다. 눈 떨림이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도 있지만, 박용택은 여전히 좋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14일 대전 한화전에선 안타 2개를 때려냈고, 중견수로 출전해 수비도 정상 소화했어요. 어려운 가운데서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듯합니다.
‘취재 에티켓 실종사건’ 눈총받은 해설위원
○…최근 한 방송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한창 훈련 중이던 배팅케이지 뒤에서 장시간 휴대폰 통화를 해 빈축을 샀습니다. 경기 전 배팅케이지 뒤 취재는 삼가는 게 요즘 일반적인 분위기인데, 이 해설위원은 취재는 고사하고 주변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기양양하게 전화통화를 하고 있어 눈총을 받았다는군요. 이뿐 아닙니다. 수년 전부터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계방송을 하는 각 케이블TV의 시청률 경쟁도 치열해졌는데요. 몇몇 여자 아나운서들의 경우 민망할 정도의 짧은 치마에 하이힐까지 신고 그라운드를 활보하는 등 야구장 에티켓과 어긋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역시 여자 진행자의 노출 심한 옷차림이 반복되고 있는 한 케이블TV의 야구프로그램을 보던 모 구단 관계자는 그러더군요. “야구를 보라는 건지, 뭘 보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요.
“악, 내 안타”…실책 기록이 아쉬운 박재상
○…12일 창원 SK-NC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SK 박재상은 4회초 뜬공을 쳤습니다. 좌익수 조평호(NC)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죠. 그런데 공은 조평호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습니다. 마산구장은 조명이 낮아 타구가 불빛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잦다고 합니다. 조평호 역시 ‘조명 블랙홀’에 걸려든 것이죠. 보통 타구가 조명 속으로 들어가 야수가 공을 놓친 경우에는 안타로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날은 실책으로 기록됐습니다. 기록원은 “조명 속으로 공이 들어갔다고 보지 않았다. 보통 조명 속에 공이 들어가면 야수가 몸을 낮춘다든지 얼굴을 피한다든지 등의 액션이 있는데, 조평호는 그런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야간경기 경험이 적어 비상사태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모양입니다. 이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한 명 생겼습니다. 바로 박재상입니다. 소중한 안타 하나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박재상은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의연하게 넘어갔습니다. 어차피 기록이 정정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