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이동국(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최강희 “김남일 경기력 보고 결정했다”
‘역전의 용사들’이 3년 만에 다시 뭉쳤다.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6월5일 원정)-우즈베키스탄(6월11일)-이란(6월18일·이상 홈)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16일 발표했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36·인천 유나이티드)과 최강희호 부동의 스트라이커 이동국(34·전북현대)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둘은 2010년 6월 우루과이와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이후 3년 만에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둘은 절친 이상의 사이다. 이동국은 겉으로 무뚝뚝하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속으로 깊은 정을 가진 김남일을 요즘 말로 ‘상 남자’라고 말한다. 이동국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탈락해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김남일은 짬을 내 이동국을 찾았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동국이 너와 함께 월드컵에 갔어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레바논 원정은 내년 브라질행의 분수령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녹록치 않다. 레바논 베이루트는 아픔의 땅이다. 조광래 감독 시절이던 2011년 11월, 한국은 레바논과 월드컵 3차 예선 원정에서 1-2로 졌고, 결국 조 감독은 경질됐다. 훈련, 기후, 경기장 잔디, 치안 등 낙제점이었던 외부 환경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이 우리 조에서 최약체지만 이란과 우즈베키스탄도 레바논 원정에서 부진할 정도로 환경적인 부분이 크다.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내용보다 결과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 최강희호 출범 후 고비 때마다 골을 터뜨린 이동국의 어깨가 무겁다. 김남일은 중원을 책임진다. 최 감독은 “절대적으로 김남일 경기력을 보고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김남일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 분위기를 이끌겠지만 일단 플레이 자체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둘은 나란히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에 도전한다. 김남일은 A매치 97경기, 이동국은 96경기를 소화했다. 김남일은 최종예선 3경기를 모두 뛰면 센추리 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이동국은 최종예선 후 7월 동아시안 컵이나 평가전을 통해 대망의 100경기를 채울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