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허은회 깜짝 우승 “노장, 살아있네∼”

입력 2013-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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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회

12일 우수급 8경주 젖히기로 역전

‘노병은 살아있다.’ 3월31일 광명스피돔 특선급 12경주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륜팬과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불혹을 훌쩍 넘은 박종현(45·6기)이 선행 작전으로 젊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보통 노장 선수들은 경주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추입 전법을 주로 사용한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힘과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박종현은 초반부터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행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우승해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경륜 스타로 꼽히는 인치환이 “그날 박종현 선배가 선행으로 1착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선배들의 역주는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후배에게 자극제가 된다”고 말할 정도다.

요즘 벨로드롬에서는 이처럼 나이를 잊은 듯한 노장들의 자력 승부와 선전을 자주 볼 수 있다. 12일 광명스피돔은 경륜 맏형 1기들이 보여준 노장 파워로 뜨겁게 달궈졌다. 48세의 허은회(사진)가 우수급 8경주에서 젊은 선수들을 상대로 젖히기 맞불작전을 펼쳐 우승했고, 이어진 특선 12경주에서 장보규(39)도 깜짝 선행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최근 노장들의 선행과 젖히기는 실리 위주의 작전을 선호하는 일부 젊은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상금을 의식해 짧은 승부만 펼치면 실력이 정체돼 선수 생명이 짧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젊은 선수라면 과감한 선행으로 인지도와 실력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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