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최형우 5호 쾅! “누구보고 똑딱이래”

입력 2013-05-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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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번타자 최형우(오른쪽)가 19일 마산 NC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추격의 신호탄이 된 솔로포를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김재걸 3루코치와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홈런 대신 땅볼안타 많아 한동안 답답
4경기만에 5호포…드디어 감각 부활
장타 3방…“이젠 몰아치기 기대하라”


“요즘 저보고 다들 똑딱이 타자래요.”

삼성 4번타자 최형우(30)는 올 시즌 초반 줄곧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이 1할대와 2할대를 오르내리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지난해 4월과 5월에 비하면, 올 시즌은 누가 봐도 ‘해피’한 출발이다. 그도 “작년 초반을 생각하면 행복하다”며 동의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올 시즌 자신의 타격에 불만이 많다. 고민은 바로 ‘날지 않는 타구’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바가지 안타가 10개는 될 것이다. 그것 때문에 타율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잘 맞은 안타조차도 홈런 궤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땅볼 안타와 라인드라이브 안타만 많다”고 아쉬워했다.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쳤을 때 최형우는 “앞으로 홈런 보려면 또 한 달은 걸리겠다”며 웃었다. 올 시즌은 이상하리만치 홈런의 감이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푸념이었다. 보통 홈런타자들은 감을 잡으면 몰아친다. 그 역시 과거에는 그랬다. 그러나 올 시즌 ‘감이 왔다’ 싶다가도 하루 자고 나면 감이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형우가 농담처럼 “한 달은 걸리겠다”고 한 시즌 5호포가 4경기 만에 터졌다. 19일 마산 NC전에서 그는 0-3으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서 상대 선발 아담 윌크에게서 추격의 우월솔로홈런을 뽑아냈다.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삼성 타선은 2회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최형우는 3회초 선두타자 이승엽이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출루하자 왼쪽 담장 상단을 때리는 2루타로 결승타점도 올렸다. 조금만 더 높았으면 홈런이 될 법한 타구였다. 4회에는 볼넷, 6회에는 우월 2루타, 8회에는 좌전안타. 이날 그는 홈런 1방과 2루타 2개로 장타를 3개나 터뜨렸다. 5타석 4타수 4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팀의 7-4 승리에 선봉장이 됐다. 삼성은 NC와의 3연전을 쓸어담으며 넥센을 제치고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1회 3점을 내주고 곧바로 따라붙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최형우의 홈런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왼쪽 손목이 좋지 않아 가볍게 치다보니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돼 홈런이 나온 것 같다. 계속 손목이 아파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최형우는 이에 대해 “그런 것 같다”며 웃더니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 감을 잡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여전히 조심스럽다”며 “오늘을 계기로 타격감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2호에서 3호까지 13경기가 걸렸고, 3호에서 4호까지 9경기가 걸렸다. 그리고 5호까지 4경기. 홈런 생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최형우의 ‘날지 않는 타구’가 이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그의 몰아치기가 시작된다면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더욱 흥미로워질 듯하다.

창원|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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