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헤라 “소림소녀, 가수로 돌아왔죠”

입력 2013-05-20 13:41:1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헤라. 사진제공|아티산뮤직

중국 소림사에서 무예를 익히던 ‘소림소녀’가 댄스가수가 됐다.

최근 ‘피콕(공작새)’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17세 소녀가수 지헤라(Z.Hera·지혜란)의 이야기다.

지헤라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무술도 배우고 중국어도 배우라”는 부모의 뜻에 따라 오빠와 함께 중국 허난성 소림사를 찾아갔다. 소림사 생활 1년쯤 되던 2006년, 지헤라는 당시 KBS 2TV ‘인간극장’에서 ‘무림남매’란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액션배우가 되길 바랐던 부모의 뜻에 따라 소림사에서 5년간 무술을 익혔지만 지헤라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아 가수가 되겠다는 열망에 휩싸이고 말았다. 평소 ‘우상’이었던 가수 보아의 활약이 그 열망의 불을 놓았다.

곧바로 팝핀현준의 댄스학원을 찾아갔다.

“운동하는 사람은 근육이 많고 몸이 뻣뻣해 춤을 잘 못 추는 게 보통”이지만 지헤라는 소림사에서 쿵푸를 배우면서도 틈틈이 ‘나홀로 춤연습’을 하면서 유연한 몸을 갖게 됐다.

팝핀현준에게 실력을 인정받은 지헤라는 그에게 2년간 춤을 배웠고, 이후 3년간 팝핀현준의 공연 무대에 댄서로 참여하면서 실전을 익혔다.

지헤라는 노래하는 싱어이자 힘 있는 랩을 구사하는 래퍼이고 또 현란을 춤을 추는 댄서이다.

타이틀곡 ‘피콕’에서 지헤라는 독특한 톤의 이국적인 목소리를 들려주고, 춤 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안무가 이뤄졌다.

외국어도 그의 강점이다.

오랜 중국생활로 중국어에 능하고, 또 중국에서 영어권 국가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도 익혔다. 현재는 일본어까지 배우고 있어 지헤라는 4개 국어를 구사한다. 이미 세계화 표준에 맞춰진 ‘준비된 가수’인 셈이다.

소속사 아티산뮤직은 이런 지헤라를 두고 “눈에 띄는 댄스형 솔로 여가수가 별로 없는 가요계에서 지헤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헤라 역시 “걸그룹 홍수 속에 ‘솔로가수’는 이미 뚜렷한 차별화”라고 말한다.

“컴백 대전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신인이다. 신인으로서 첫 인사를 하는 것이다. 좋은 선배들을 볼 수 있어 좋다. 인사드리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다. 나는 있는 그대로,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겠다.”

‘지헤라’란 예명은 그리스 신화의 여신 ‘헤라’에서 가져왔다. 공작은 헤라의 상징. 타이틀곡 ‘피콕’은 미국에서 활약 중인 그룹 ‘아이돌’ 출신 글렌 최를 비롯해 할리우드 출신 작곡가 핑거즈, 정창욱, 함승효가 공동 작곡했다. 한국적 멜로디와 외국 사운드가 오묘하게 조합된 곡이다.

지헤라가 데뷔 음반에서 보여주는 음악은 1990년대 유행하던 댄스음악에 현재의 세련된 사운드를 입힌, 일종의 시대적 크로스오버 음악이다. 지헤라는 자신의 노래가 당시 댄스음악 중흥기의 향수를 자극하길 원했다.

‘피콕’은 에너지 넘치는 노래지만, 다른 수록곡 ‘리:스타드’ ‘고백하는 날’은 18세의 순수한 감성이 녹아 있는 담백한 음악이다.

“이번 음반을 통해 엄청난 대박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노하우’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지금은 멀리 보는 게 아니라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하는 신인이다. 우선 ‘지헤라’라는 아이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사진제공|아티산 뮤직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