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박시연 등 여배우 프로포폴 의존성 없었다” 증인출석 의사 진술번복

연기자 이승연-박시연-장미인애(왼쪽부터).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코리아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가 “여배우들에게 약물 의존 증상이 없었다”며 기존의 진술을 번복해 관련 사건이 새 국면을 맞을지 관심을 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성수제 부장판사)으로 열린 이승연(사진), 박시연, 장미인애에 대한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의사 안 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승연이 시술 후 더 자고 싶다며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약해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측 신문에 “조사에 협조하면 선처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연이 의존 증상을 보였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박시연에 대해서도 “척추 부분이 별로 아파 보이지 않았는데 자꾸 허리 관련 시술을 받으러 와 의존성이 있어 보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도 허위”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 씨가 기존 검찰 진술을 번복함으로써 연예인들과 관련한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재판에서 안 씨가 이승연 매니저의 부탁을 받고 진료 기록을 파기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안 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2012년 10월 이승연 매니저의 전화를 받고, 그의 프로포폴 진료 기록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승연이 위안부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가 힘들게 재기했지만 다시 어려움을 겪을까봐 그랬다. 개인적으로도 수사의 불똥이 튀어 병원에 문제가 생길까 사실을 속였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시연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넓적다리뼈 위쪽의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뼈 조직이 죽는 질환)을 앓고 있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박시연이 2009년 영화 촬영 도중 허리 부상을 당해 고관절 수술을 받은 사실과 함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때문에 프로포폴 치료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검찰이 재판부에 제시한 조서에서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2011년 이전에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남녀 배우 2명의 명단이 추가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