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화난 이만수감독은 ‘스프린터 헐크’

입력 2013-05-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해는 6월 초까지 하위권을 헤매던 삼성이 올해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주변사람들에게서 ‘벌써부터 잘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책성(?) 말을 많이 듣는다”고 볼멘소리를 할 정도인데요. 그만큼 삼성의 전력이 좋다는 얘기이겠죠? 야구계의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이번 주에는 잘 나가는 삼성의 비결인 ‘내기’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실점=100만원’ 류중일감독의 빚독촉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과 내기를 좋아하는데요. 최근 불펜의 핵 심창민이 레이더망에 걸려들었습니다. 류 감독은 심창민에게 “어차피 홀드와 세이브 상황은 똑같다. 선두타자를 안 보내고, 점수를 안 줘야 한다”며 내기를 걸었습니다. 선두타자 볼넷 시 100만원, 선두타자 안타 시 50만원, 실점 시 100만원을 감독이 받고, 선두타자를 잘 처리하면 심창민이 1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선수로선 해볼 만한 내기죠. 18일과 19일 NC전에 오승환이 가래톳 통증으로 쉬게 되자 심창민이 마무리로 등판했는데요. 18일 심창민은 3-2로 앞선 연장 10회말 등판해 선두타자 김태우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류 감독은 다음날 숙소에서 심창민과 마주치자마자, “벌금 100만원!”을 외쳤습니다. 그러자 심창민은 “선두타자는 잡았는데요”라고 어필했고요. 속된 말로 ‘상금과 벌금을 퉁 치자’는 주장이었죠. 하지만 류 감독은 “점수 줬잖아. 점수 주면 벌금이야. 내기는 내기야.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며 껄껄 웃었습니다. 오기가 생긴 걸까요? 19일 마무리로 등판한 심창민은 선두타자를 잡고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습니다.


삼성 윤성환 “난 실질적 에이스!”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강한 전력을 뽐내며 넥센과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외국인투수들의 컨디션 난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토종 선발진의 힘으로 극복해냈습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마저 무너졌으면 우리 자리가 선두권이 아닐 것”이라며 선발진의 활약을 칭찬했습니다. 이 중 올 시즌 데뷔 첫 완봉승을 포함해 4승(1패)에 방어율 1.64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윤성환의 활약은 독보적입니다. 그런데 에이스 역할에 대한 질문에 윤성환은 “우리 팀은 전부 다 에이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성환의 말대로 유독 삼성에는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투수가 많은데요. 윤성환은 “(배)영수는 ‘영원한 에이스’, (장)원삼이는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는 ‘차세대 에이스’라고 불리더라”며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윤성환에게는 어떤 수식어가 붙을까요? “(윤)성환이 너는 ‘실질적 에이스’다”라는 구단 관계자에 말은 윤성환은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이 관계자가 다시 “실질적 에이스가 가장 실속 있는 에이스 수식어 아니겠느냐”고 말하자 윤성환은 “그럼 그걸로 하겠다. 에이스 하려면 15승은 해야 하지 않느냐. 15승 이상이 목표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만수감독 항의할땐 2루까지 순식간

○…1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5회말 1사 만루서 KIA 김선빈의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습니다. SK 유격수 김성현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2루주자 김상훈이 김성현과 충돌했습니다. 결국 김성현은 공을 잡지 못했고, 3루주자 박기남은 홈을 밟았습니다. 이 때 SK 이만수 감독이 맹렬히 2루쪽으로 달려나왔습니다. SK 이광근 수석코치가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의 속력이었죠. 결국 이 감독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수비방해가 선언됐습니다. 다음 날 덕아웃에서 빠른 발이 화제가 되자, 이 감독은 “내 통산도루 기록이 (조)인성(SK)이보다는 더 많을 것”이라며 웃었습니다. 실제로 프로 16년차 조인성의 통산도루는 13개입니다. 반면 이 감독은 16시즌 동안 총 52개를 성공했으니 딱 4배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빠른 발은 아니었다”는 고백도 잊지 않습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하네요. 어느 날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벤치 클리어링에서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한답니다. 외야 불펜에서 몸을 풀던 투수들이 모두 내야로 한걸음에 뛰쳐나갔습니다. 이 감독 역시 뛰기는 했는데, 불펜투수들이 어찌나 빠르던지 뒤로 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답니다. 숨을 헐떡이며 도착했지만, 상황은 이미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요. “만수! 너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아지 기옌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감독은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달렸는데…”라고 해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빠른 발도 아닌데, 광주에선 어쩌면 그렇게 스프린터의 스피드로 달릴 수 있었을까요? 열 받으면 변신하는 것을 보니, 역시 이 감독은 ‘헐크’인가 봅니다.


홈서 약한 KIA, 원인은 가사일 때문?

○…KIA는 이번 시즌 안방보다는 적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홈 16경기에선 6승10패인 반면 원정 21경기에선 14승1무6패를 기록 중입니다. KIA는 특히 서울 원정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잠실에서 두산과 LG를 상대로 4승2패, 목동 넥센전에서 2승1패 등 서울만 오면 선수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습니다. KIA가 서울 원정을 오면 야구장이 무조건 가득 차니 경기할 맛이 나겠죠. 이처럼 홈 승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KIA 선동열 감독은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선 감독은 “주전 선수 대부분의 자녀들이 나이가 어려서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광주로 가면 집에서 부인을 도와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틈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 시간도 보내야 하니 푹 쉴 수만은 없다는 겁니다. 반대로 집을 떠나 원정을 다니면 숙소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보다 푹 쉬고 경기에 나설 있다는 거죠.

스포츠1부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