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도 개성이다…‘배드 걸’ 신드롬

입력 2013-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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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 사진제공|B2M엔터테인먼트

이효리 ‘배드 걸스’ 씨엘 ‘나쁜 기집애’ 등
음원 차트 1위 올킬…나쁜 여자 전성시대

“나쁜 사라암∼, 나쁜 사라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나쁜 사람’ 속 개그맨 이문재의 ‘유행어’다. 이문재는 경찰서에 잡혀온 범죄 용의자를 심문하다 슬픈 사연에 눈물을 흘리며 “나쁜 사람”이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가요계에도 ‘나쁜 (이)’들이 있다.

21일 이효리(사진)가 3년 만에 발표한 5집 ‘모노크롬’ 타이틀곡 ‘배드 걸스’가 발표와 함께 국내 모든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8일 투애니원의 씨엘이 발표한 첫 솔로곡 ‘나쁜 기집애’ 역시 싸이월드뮤직을 제외한 국내 전 음악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이효리와 씨엘이 ‘나쁜 여자’로 대중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나쁜 사람들’이 주목받았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의 권리세가 포함된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3월 초 데뷔 앨범에서 ‘나쁜 여자’란 노래를 앞세워 가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11월 주니엘은 ‘나쁜 남자’를 발표해 당시 1위를 휩쓸던 이하이의 ‘1,2,3,4’를 밀어냈다.

‘나쁜 남자’, ‘나쁜 여자’는 ‘옴 파탈’ ‘팜 파탈’이란 이름으로도 예전부터 여러 대중문화 콘텐츠에 단골소재로 등장해왔다. 비가 ‘나쁜 남자’로, 미쓰에이는 ‘배드 걸, 굿 걸’로 데뷔해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을 정도로, 가요계에도 예전부터 ‘나쁜’ 노래들이 인기였다. 요즘의 ‘나쁜’ 노래들 역시 ‘나쁜 것’에 은근히 끌리는 대중의 심리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중문화를 오랫동안 소비해온 대중의 머리 속에는 ‘나쁜 남자’, ‘나쁜 여자’가 사실은 좋은 의미로 인식돼 있다. 한 마디로 개성이 강한 사람에 대한 욕망이다. 나쁜 사람을 제목으로 한 노래가 계속되는 것도 이를 바탕으로 한 히트 아이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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