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타율 8푼…이승엽 시련의 계절

입력 2013-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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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은 최근 5경기에서 23타수 2안타에 머무는 등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고 있다. 10일부터 4일간의 휴식기에 들어간 이승엽이 부진 탈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 국민타자의 슬럼프… 삼성타선 딜레마


슬로스타터·5월 사나이 별명 무색
타율 0.230…상대팀 먹잇감 전락
연일 특타 불구 타격 타이밍 엇박자
나흘 휴식이 반전의 기회 될까 관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던 투수 권혁과 심창민이 1군 엔트리에 들었고, 야수 중에서도 박한이와 채태인이 합류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넥센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아나갈 시점.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큰 딜레마 하나가 버티고 있다. 팀의 간판스타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승엽(37)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주간타율 8푼…더 깊은 슬럼프 속으로

이승엽은 전형적 슬로 스타터다. 전성기에도 5월부터 홈런포를 몰아치기 시작해 ‘5월의 사나이’란 닉네임이 붙을 정도였다. 올 시즌 초반 유난히 부진했지만, 그래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방망이도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실제로 5월에는 월간타율 0.282(85타수 24안타)로 오름세로 돌아서는 듯했다.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침묵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 타율은 0.087(23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시즌 타율은 0.230으로 떨어졌다. 규정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 중 그보다 타율이 낮은 타자는 4명밖에 없다. 무엇보다 출루율 0.275로 꼴찌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10일 저녁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6회말 1사 1, 2루에서 삼성 이승엽이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상대팀의 타깃이 된 국민타자

지난주 목동에서 삼성과 대결한 넥센의 모 코치는 “이승엽이 그동안 부진했지만, ‘그래도 이승엽’이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약점이 뚜렷해 잡아야 하는 타자로 분류된다”고 귀띔했다. 넥센은 실제로 위기에서 이승엽에게 정면승부를 걸었고, 이승엽은 찬스마다 공격의 맥을 끊었다. 8일 대구 두산전. 1-1 동점인 9회말 1사 3루서 두산은 배영섭과 김상수를 연속으로 걸러 만루작전을 펼쳤다. 이승엽과의 승부를 택한 것.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굴욕적 장면이지만, 이승엽은 3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 부진 원인도 알고, 노력도 하는데…

삼성 김한수 타격코치는 이승엽의 부진에 대해 “배트 헤드가 빨리 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이승엽의 타격 모습을 보면 초구에 노림수를 갖고 크게 휘두른다. 그러나 잘 맞아도 1루 선상을 벗어나거나 우측 폴을 비켜간다. 김 코치는 “이승엽이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타구가 좌중간으로 나와야 한다. 그런데 좌중간을 의식하면서 치다보니, 타이밍이 늦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승엽 스스로도 자신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야구장에 나와 특타도 자청한다. 양 다리에 고무줄을 묶어놓고 혼자 하체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단순한 타자 한 명의 의미가 아니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도 최근 이승엽이 공격의 흐름을 막고 있음에도 꾸준히 기용하면서 부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10일부터 4일간 쉰다. 이승엽은 이 기회에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 ‘국민타자’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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