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가 화제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등 ‘할배’들과 ‘젊은 짐꾼’ 이서진이 펼친 10일간의 좌충우돌 여행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균 연령 76세인 이들 할배들에게 이처럼 긴 해외여행은 젊은이들의 그것과는 달라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우선 13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하는 할배들에게 제작진은 비즈니스석을 제공했다. 비행시간이 길어 최대한 편한 여행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국적기를 이용할 경우 대략 1인당 왕복 350만원 정도가 든다. 지원과 협찬 없이 100% 제작비로 충당한다. 대신 연출자 나영석 PD 등 스태프는 일반석이다.
출발 전 제작진은 할배들에게 10일 체류 비용으로 500만원을 전했다. 팀의 현지 식사비와 교통비 등 관광 경비다. 하지만 가고 싶다는 관광명소는 모두 들렀고 비싼 관람료를 내고 뮤지컬 ‘물랑루즈’도 즐겼다. 덕분에(?) 경비가 부족해지자 할배들은 여행 중 숙소 한구석에서 제작진과 이런저런 내기를 했다는 웃지 못할 비화를 남겼다. 노령인 출연진을 위해 제작진은 또 다른 준비도 했다. 이들의 건강을 우려해 가정의학 전문의를 초빙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물론 전문의의 체류 비용도 제작비에서 감당한다.
제작진은 대략 5000만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이지만, 할배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안고 돌아왔다. 추억이다. 신구는 “사실 마지막 여행 아닐까. 내가 죽어갈 때 이 여행의 잔상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노년의 이들에겐 소중한 추억인 셈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