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광현이 13일 문학 KIA전에서 6회초 2사 3루 위기 때 신종길을 투수 땅볼로 아웃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광현은 6이닝 2실점으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SK 첫 번째 투수’ 김광현의 부활
KIA전 6이닝 3안타 9K…팀 5연승 견인
이만수 감독 “2010년 모습에 거의 근접”
2실점 다 볼넷 화근…제구력 보완 숙제
2010년 SK 박경완에게 기자는 이 같은 질문을 했다. “류현진(당시 한화)과 김광현, 두 최고 좌완 중 10년 후 누가 더 위대한 투수가 돼 있을 것 같은가?” 박경완은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고, 김광현은 팀 동료였기에, 또 최고 포수로서 객관적인 답변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박경완은 “1년 전 이 질문을 받았다면 류현진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답변이 더 어려워졌다. 완급조절과 제구가 뛰어난 류현진, 강한 구위를 뽐내는 김광현, 스타일이 달라서 더 그렇다. 관건은 부상이 없다고 가정할 때, 앞으로 달라지는 환경에 누가 더 잘 적응하고, 또 얼마나 더 스스로 성장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2013년 8월 다시 해석하면 꽤나 정확하고 훌륭한 예상이었던 듯하다. 올해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입단해 벌써 11승을 거뒀다. 반대로 김광현은 어깨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의 자리를 놓고 불과 몇 년 전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쳤지만, 지금은 미국과 한국의 거리만큼이나 큰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아직 김광현의 나이는 25세다. 그리고 13일 문학 KIA전에서 던진 공속에는 아직 그에게 큰 희망이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김광현은 17승에 방어율 2.27을 기록했던 2010년,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와 140km대 초반의 슬라이더로 리그를 지배했다. 13일 김광현은 직구 최고 155km를 찍었다. 슬라이더는 142km까지 나왔다. 직구를 보조하는 투심패스트볼도 최고 143km를 기록했고, 움직임이 좋았다. 커브도 타자를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6이닝 동안 3안타 9탈삼진 2실점. 2010년 9월 3일 잠실 두산전(10탈삼진) 이후 그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었다.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뿜어 나오는 위력적인 공은 2010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볼넷 4개를 허용한 제구에는 아직 문제가 있었다. 실점은 모두 볼넷이 화근이었다. 1회 볼넷 2개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펜스 위에서 공을 잡은 좌익수 김상현의 호수비가 아니었더라면 이범호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할 뻔했다. 6회 갑자기 직구 스피드가 140km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추가 실점한 상황에서도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강력한 공으로 초반 KIA 타선을 제압하며 팀의 시즌 첫 5연승을 이끈 모습에선 에이스다운 강렬함이 묻어났다. SK 이만수 감독은 “지금 SK의 첫 번째 투수는 김광현이다. 공을 던지는 힘, 그리고 회복능력은 2010년의 모습에 거의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은 “공을 던질 때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류현진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김광현의 앞으로의 등판이 기대된다.
문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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