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지상파에서 못한 것, 케이블에서 한다”

입력 2013-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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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PD. 사진제공|tvN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로 유명한 김병욱 PD가 2년 만에 돌아왔다.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숱한 히트작을 만들어냈던 김 PD가 이번에는 케이블채널로 자리를 옮겼다.

김병욱 PD는 9월23일 첫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의 새 시트콤 ‘감자별2013QR3’을 연출한다.

‘감자별2013QR3’은 의문의 행성 ‘감자별’의 등장으로 좌충우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순재 노주현 여진구 하연수 등이 출연한다.

방송을 앞두고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난 김 PD는 “‘하이킥’때는 12세와의 싸움이었다”며 “지상파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많이 쓰려고 한다”며 다양한 연출의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SBS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과 MBC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을 연출한 김 PD는 ‘빵꾸똥꾸’ 등 파격적인 단어를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반면 방송심의위원회에서는 “어린 시청자에게 악역향을 준다”며 권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사실 ‘순풍산부인과’ 때부터 언어가 거칠었다. SBS는 밤 9시라서 괜찮았지만 MBC는 저녁 시간대라 ‘지랄’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했음에도 심의위원회와 많이 부딪혔다”면서 “케이블채널은 이러한 부분에서 좋다. 지상파 방송 때보다 거칠게 썼는데 제재가 없다”며 웃었다.

그동안 시트콤에서 생리적인 현상을 소재로 한 ‘화장실 유머’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지저분하지만 그런 코미디가 재밌지 않느냐”며 “이번에도 많이 나온다. 지상파 방송을 벗어난 기념이기도 하고”라며 말했다.

김 PD는 큰 제약 없이 연출할 수 있는 것을 좋은 점으로 꼽으면서 시청률에 얽매이지 않고 열렬한 시청자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과 세트를 지어놓고 8개월 동안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스터리, 새드엔딩 등 시트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연출을 해온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남자주인공은 열렬한 사랑을 하고, 여자주인공은 캔디형이고 싶지 않았다.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내용을 그리고 싶었다. 보통의 드라마와 차별화하고 싶었던 생각이 컸다. 물론 코미디를 주안점으로 두지만 슬픔도 빼놓지 않는다. 슬프게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웃기기만 하지 왜 심각해지려고 하느냐”는 일부 시청자에게 김 PD는 “나는 심오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 시트콤의 99.5%가 허접한 농담이라면 0.5%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아주 작은 부분인데 보이려고 했던 욕심이 컸던 게 아닐까”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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