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센 여자’ 전성시대…왜?

입력 2013-10-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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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의 여주인공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배우 최지우 고현정 김혜수(왼쪽부터)가 일본 원작을 옮긴 드라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SBS·MBC·KBS

‘수상한 가정부’ 감정없는 최지우 눈길
김혜수·고현정 이은 ‘센 여자’ 변신
모두 日드라마 원작…“신선함 호응”


연기자 최지우가 김혜수, 고현정에 이어 또 한 번 ‘센 여자’ 캐릭터에 도전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자는 왜 이토록 ‘센 여자’들에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최지우는 현재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단연 눈에 띄는 변신에 성공했다. 그동안 ‘멜로 퀸’ ‘눈물의 여왕’의 타이틀로 남심을 자극했던 최지우가 이번엔 180도 다른 캐릭터로 여성 시청자까지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김혜수는 올해 초 방송한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을 통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고현정 역시 MBC ‘여왕의 교실’로 3년 만에 돌아와 아역 연기자들과 호흡하며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들은 모두 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들을 한 울타리로 묶을 수는 없다. 세 연기자는 극중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 어떤 일이라도 두 말 없이 척척 해내는 철두철미한 성격, 힘들다고 주위에 하소연하거나 남에게 의지하지도 않는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심지어 마치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만큼’ 무섭고 기가 센 캐릭터를 연기하며 눈길을 모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저마다 한두 가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캐릭터들. 김혜수와 고현정에 이어 최지우가 지닌, 과거가 남긴 아픔의 실체가 무엇일지에 시청자의 호기심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이런 독창적이고 신선한 여성 캐릭터는 일본에서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데 한 몫 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안방극장에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유독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들 작품 속 여주인공 캐릭터에 왜 관심이 쏠리는 것일까.

드라마 제작사 한 관계자는 “원작 드라마에서는 스토리보다 캐릭터 위주로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면서 “국내 리메이크작에서도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강해 보이는 외형적 모습과는 대비되는 주인공의 내면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하면서 공감을 더욱 얻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한국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의 신선함도 주효하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국내 드라마도 점차 캐릭터 위주로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여주인공을 ‘캔디형’이나 ‘청순가련형’ 등 남에게 의존하는 캐릭터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 차별점을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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