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나 같은 선수 계속 기대해줘서 고맙다”

입력 2013-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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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하나로 야구팬들은 그의 이름을 뇌리에 새겼다. 넥센 김지수는 묵묵히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은 9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2차전 연장 10회말 끝내기안타를 친 뒤 환호하는 김지수. 목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넥센 깜짝스타 김지수의 애틋한 눈물…

넥센 김지수(27)는 휴식일인 10일 느지막이 눈을 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나갈 뻔했던 하루. 그러나 세상은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 김지수는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기념비적인 끝내기안타를 때려냈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질주했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감동적인 화제를 낳았다. 수훈선수 인터뷰 도중 부모님 얘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펑펑 쏟은 것이다. 김지수는 10일 전화통화에서 “경기 직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이 짠해져서 갑자기 북받쳐 올랐다. 너무 많이 울어서 솔직히 창피했다”며 쑥스러워했다.

김지수는 지금 서울 서초동의 집에서 부모와 함께 산다. 형편이 그다지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살았던 동네라 이웃과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쌓았다. 집밖에선 무명의 선수였을지라도, 동네에선 김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9일 설레는 마음으로 귀가했을 때도 마찬가지. 그는 “이웃사촌 분들이 부모님께 한 턱 내라고 하셔서 이미 술 한 잔 하러 나가신 뒤였다. 형이랑 따로 저녁을 사 먹었다”며 껄껄 웃었다.

그래도 마냥 뿌듯한 게 사실이다. 입단 후 5년간 무명을 벗어나지 못했던 아들은 늘 무거운 짐을 마음속에 안고 살았다. “내가 늘 경기 후반에나 나오니, 부모님을 야구장에 자주 초대하지도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가을잔치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엔트리에 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줄 알았는데, 더 큰 환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나 같은 야구선수에게 계속해서 ‘기대’라는 걸 해주셨던 게 가장 고맙다”고. 김지수는 결국 그 기대에 최고의 순간으로 보답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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