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피플] 김용일 “우승 재도전, 19년 걸릴 줄이야”

입력 2013-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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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팬들이라면 정말 친숙한 얼굴이다. 김용일 트레이닝코치는 LG 선수단 내에서 유일하게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김 코치는 17일 PO 2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다음 우승까지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릴 줄 몰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

1990·1994년 LG 우승의 산증인
박용택·이병규 등 부상회복 뿌듯
정규시즌 막판 분위기 PS 이어져
LG의 가을 반란이 기대되는 이유


LG 김용일(47) 트레이닝코치는 현재 LG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1989년 MBC 트레이닝코치로 프로야구와 인연을 맺은 그는 LG(1990∼1997년), 현대(1998∼2007년), 삼성(2008년)에서 선수들의 몸 관리를 맡았다.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아 2008베이징올림픽(금메달)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2009년 친정팀으로 돌아온 뒤로도 5년째 트레이닝 파트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16·17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1·2차전을 앞둔 그는 투수들의 휴식일을 기록한 파일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 다음 우승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김용일 코치는 예천중∼경북체고 시절 양궁선수로 활약했다. 당시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예천군청 양궁팀 문형철 감독(베이징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은 “대단히 성실했던 선수였다. 경북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할 실력도 갖췄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대학 진학 후 활을 놓고, 트레이닝 공부에 매달렸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분야였다. 양궁선수로는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트레이닝코치로는 성공적 삶이었다. 1990년대 초·중반 LG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현대로 이적한 뒤로도 3번의 KS 우승에 기여했다. 1990년과 1994년까지 합하면 총 5번이나 KS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현재 LG 선수단 중 최다다. 그러나 우승 반지는 4개뿐이다. “1990년만 해도 우승 반지라는 것이 없었어요. 1994년 우승을 하면서 반지를 처음으로 맞췄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그때만 해도 다음 우승까지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릴 줄 몰랐는데…. 제가 처음으로 우승을 맛본 LG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서고 싶습니다.”


● 가을잔치에선 페넌트레이스 막판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큰 경기에서 김용일 코치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역시 부상 방지다. “LA 다저스를 한번 보세요. 핸리 라미레스 같은 4번타자가 다치니까, 포스트시즌(PS)에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습니까.” 올 시즌 LG의 선전 뒤에는 트레이닝 파트의 노력도 숨어있다. 일례로 투수 중 팔꿈치나 어깨가 아파서 엔트리에서 빠졌던 선수가 없다. 김 코치는 “사실 시즌 막판 이진영, 이병규(9번), 박용택 등 베테랑 야수들이 다리와 허리 등에 잔부상을 겪었다. 하지만 약 열흘간의 휴식기 동안 모두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PO의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PS 경험이 많은 그는 올 가을 LG의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페넌트레이스 막판의 분위기와 기세다. “돌이켜보면, 정규시즌 막바지의 흐름이 PS에서도 이어졌던 것 같아요. 우리 팀은 넥센, 두산과 치열하게 다투다가 결국 2위를 차지했잖아요. 좋은 기운이 여전히 선수단에 남아있습니다. LG의 큰 경기 경험이 적다고 하지만, 주력 야수들이 베테랑이라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죠.” LG 팬들이 학수고대하는 ‘AGAIN 1994!’ 20년 가까이 흐른 이 시점에서 김 코치는 당시의 유산을 간직한 최후의 DNA다. 과연 LG의 2013년 가을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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