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포스트시즌 승부는 마운드 힘에서 갈린다. 삼성은 불펜진이 ‘철벽 마무리’ 오승환에게 안전하게 공을 넘겨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불펜이 약한 두산은 선발진의 어깨에 팀의 운명을 건다. 맨 위쪽 왼쪽부터 시계뱡향으로 삼성 불펜 권혁, 심창민, 안지만, 두산 선발 유희관, 노경은, 니퍼트.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정현욱 권오준 이탈로 불펜 약화
안지만-심창민-권혁 라인 역할 커져
두산 노경은-니퍼트-유희관 의존도 커
홍상삼·핸킨스 등 불펜 체력안배 숙제
야구가 확률의 게임이라면 결국은 마운드 싸움이다. 아무리 삼성과 두산의 공격력이 강하다 할지라도 잘 쳐야 3할인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 큰 경기일수록 감독이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선호하는 이유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우승의 향방을 가를 요소는 투수력이다. 믿을 만한 투수가 제몫을 해준다는 전제 하에 감독들은 한국시리즈(KS) 플랜을 계획할 것이다.
● 삼성 전력의 핵은 ‘안심권 트리오’
삼성 마운드는 KS를 연속으로 제패한 과거 2년에 비해 못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불펜에서 정현욱(LG)과 권오준(부상)이 이탈했고, 외국인투수가 약해졌다. 올 시즌 팀 방어율 1위 자리를 LG에 빼앗겨 투수왕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윤성환∼배영수∼장원삼∼차우찬 등 10승 토종 선발이 자랑이지만, 확실한 투수들은 아니다. 결국 삼성은 불펜의 힘으로 KS 3연패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 전략이다. 선발 2명을 1경기에 투입하는 ‘1+1’ 전략 역시 불펜 강화책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핵심은 ‘마무리 오승환까지 어떻게 불펜진을 연결하는가’인데 안지만∼심창민∼권혁으로 짜여진 소위 ‘안심권’ 트리오가 그 답이다. 정현욱이 LG로 이적한 자리를 심창민이 메워 ‘안정권’ 불펜이 ‘안심권’ 불펜으로 더 젊어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훈련 기간 심창민의 공이 좋았다. 권혁의 구위도 무척 좋다. 한창 좋았을 때의 밸런스다. 물론 실전에 올라가면 정신적으로 흔들릴지 모르지만, 실패하더라도 권혁은 꼭 써야 하는 카드다. 많게는 1이닝, 적으면 1타자만 중간에서 상대해주면 정말 좋다”며 절대적 신뢰를 드러냈다. 이 둘만 제 역할을 해주면 안지만∼오승환에서 확실히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 두산, 선발 3명으로 우승할 수 있을까?
반대로 두산은 선발진의 힘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에서 각각 넥센과 LG를 따돌릴 수 있었다. 총 9경기를 치르는 동안 PO 2차전의 이재우만 제외하고, 8경기에서 선발이 5이닝 이상을 던져줬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선발이 잘 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혀 KS에서도 노경은∼니퍼트∼유희관∼이재우의 4선발 체제를 재가동할 뜻임을 내비쳤다.
두산은 PO를 4차전에서 끝낸 덕분에 3일간의 귀중한 시간을 얻었다. 이 사이 선발진의 체력이 비축될 여유가 생겼다. 홍상삼, 핸킨스 등이 있지만 아무래도 불펜이 약하기에 준PO와 PO에서처럼 니퍼트가 전천후로 던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아무래도 중량감이 떨어지는 이재우를 빼고 나면 노경은∼니퍼트∼유희관의 선발 빅3 의존도가 절대적인 두산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