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음악이 밝아지니까 사람도 밝아지더라”

입력 2013-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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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 만에 가수로 돌아온 박지윤. 그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오랜만의 컴백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미스틱89

■ 윤종신과 손잡고 20개월만에 싱글 ‘미스터’로 컴백…박지윤

쿨한 이미지에 목소리 매력 부각
프라이머리에게 ‘밝은 곡’ 부탁
“리셋 아닌 새로운 색깔 찾은 것”


검은색 재킷을 입고 머리를 묶어 올린 박지윤은 이전과 좀 달라보였다. 미소는 화사했고, 목소리는 살짝 들떠 있었다. 낯을 가리는 눈빛, 조심스러운 화법, 어딘지 우울해 보였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묻지 않아도, 그는 말하고 있었다. “박지윤이 달라졌다”고.

박지윤이 21일 싱글 ‘미스터’를 발표하고 20개월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최근 스포츠동아를 찾은 박지윤은 “음악이 밝아지니 사람도 밝아지더라”고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에, 외출도 자주 하지 않는다던 박지윤은 “밝은 음악”을 작업하며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됐다고 했다.

새 음반 타이틀곡 ‘미스터리’는 유명 힙합 뮤지션 프라이머리가 작사·작곡한 복고풍의 신나는 비트와 쉬운 후렴구가 어우러진 팝 넘버다. 모던록과 포크계열의 서정성 짙은 음악을 선보였던 지난 두 장의 앨범(7·8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 박지윤에겐 “또 다른 변신”인 셈이다. 박지윤은 이번 싱글에 이어 올 겨울과 내년 봄, 여름까지 분기별로 싱글을 낸 다음 내년 10월 정규앨범으로 “1년간의 실험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박지윤의 ‘변신 프로젝트’는 김예림을 히트시키며 프로듀서와 제작자로 모두 역량을 인정받는 윤종신이 주도했다. 박지윤은 작년 윤종신의 제안을 받고 “6개월 고민하다” 올해 초 김예림 하림 조정치 퓨어킴 등이 소속된 미스틱89에 합류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2009년 대형 기획사 시스템에 염증을 느껴 ‘박지윤 크리에이티브’라는 1인 회사를 설립한 그가 또 다시 기성 기획사로 들어갔다는 점이 궁금했다.

“이전엔 내가 바라보는 박지윤에 대해 표현했지만 이젠 내가 보지 못한 박지윤을 표현해 줄 프로듀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기획사에 들어가게 될 줄 몰랐는데, 이제 혼자 할 수 없는 것들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박지윤과 윤종신은 오랜 대화 끝에 “30대 여성으로서 갖는 패셔너블하면서 쿨한 비주얼의 이미지 변화”와 “보컬리스트로서 강점을 살려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윤종신은 “평가절하된 박지윤의 목소리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트렌디한 음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프라이머리에게 “밝은 곡”을 부탁했다.

박지윤은 이 같은 변신을 “‘리셋’(초기화)이라기보다 새로운 색깔을 찾는 것”이며, “박지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어렸던 1∼6집까지는 프로듀서가 주는 옷을 입었다면, 7∼8집은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었다. 9집부터는 내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새로운 프로듀서와 만난 것이라 과거와 조금 다르다. 이번 음악으로 ‘박지윤’을 정의하지 말고, 앞으로 1년간의 행보를 잘 지켜봐 달라.”

박지윤은 윤종신과 이미 상당한 곡을 녹음해뒀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함께 만들어 스타일도 다양하다고 한다. 이 곡들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사이사이,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자 활동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년에 걸쳐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면서, 뮤지션과 엔터테이너의 두 가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가창력보다 ‘그 목소리를 계속 듣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

1994년 해태제과 CF모델로 연예계 입문하고, 1997년 가수로 데뷔한 박지윤은 올해 “연예계 데뷔 20년, 가수 데뷔 17년”을 맞았다. 그러나 “빠른 82년생” 박지윤은 이제 갓 서른이 넘은 ‘꽃띠 아가씨’다.

“20대 때 나름의 패기와 열정이 있었지만, 서른이 된 지금은 편안하고 여유롭다. 앞으로 쌓아갈 지혜도 많겠지만, 나름의 지혜도 조금 생겼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은 알 듯한 나이가 된 것 같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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