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최유건 “성공을 위해 이름까지 바꿨다”

입력 2013-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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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우완투수 최유건은 2012시즌 중반 LG에서 방출됐지만,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다시 기회를 잡았다. 2번의 팔꿈치수술과 체력저하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한 그는 큰 키와 빠른 공을 앞세워 ‘제2의 서건창 신화’를 꿈꾼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제2 서건창’ 꿈꾸는 넥센 최유건

아프지 않기 위해 시작한 야구인데…
프로서 팔꿈치수술·잔부상 결국 방출
LG서 눈여겨 본 염경엽감독 품으로
내년 1군 도전…신고선수 신화 각오


넥센 오른손 투수 최유건(25)은 불과 1년여 전까지 ‘최종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지난해 1월 개명신청을 했고, 2개월 만에 ‘유건’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옥돌 ‘유’와 정성 ‘건’을 붙여 이름을 만들어준 이는 “귀한 옥돌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빛나는 인재가 되고, 정성을 다한 노력으로 성공해 행복한 생애를 누리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최유건이 20년 넘게 쓴 이름을 바꿔가면서까지 원했던 의미다.

최유건은 키 195cm의 장신이다. 투수로서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 체력을 다지기 위해 야구를 시작했고, 재능을 발견하면서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두 차례 고비가 왔다. 고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2007년 LG에 입단했지만, 프로 3년차 때인 2009년 다시 2번째 수술대에 올라 같은 수술을 받았다. 두 차례의 팔꿈치수술과 재활. 1군 경력은 2007년과 2008년에 1경기씩 나와 총 1.2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최유건은 “아픈 게 싫어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야구를 하고 나서 너무 많이 아팠다. 다른 것보다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2번째 수술을 받고 공익근무를 하면서 훈련을 계속했지만, 갑상선이 좋지 않아 몸이 자주 지쳤다. 결국 군복무를 마친 뒤에도 1년을 잔부상에 시달리다 2012시즌 도중 LG에서 방출됐다.

이때 다시 잡은 끈이 바로 넥센이다. 모교인 덕수정보고 정윤진 감독이 “넥센에 한 자리가 남았다는데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했고, LG 시절 최유건을 눈여겨봤던 염경엽 감독이 그를 신고선수로 뽑았다. 최유건은 “당시에는 몸이 정말 안 좋을 때라 1년 정도 쉬면서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넥센에 온 뒤 좋은 환경 속에서 운동을 잘 해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아직 그의 몸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2013시즌 막바지 2군 경기에 나섰다가 다시 미세한 통증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워낙 관리를 잘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많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다시 희망이 생겼다. 최유건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대 중후반이다. 구위가 아직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았다고 해도 구속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년 1월 시작되는 넥센의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넥센에는 LG에서 방출된 뒤 신고선수로 입단해 신인왕의 신화를 이룬 서건창이 있다. 최유건은 그 뒤를 이을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꿈꾼다. 최유건은 “경기감각도 떨어진 상태고,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다”면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야구하기 위해 이름까지 바꿨다. 꼭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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