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스포츠동아DB
김보경의 카디프시티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EPL 12라운드가 열린 25일(한국시간) 웨일즈 카디프시티 스타디움. 카디프는 첫 골을 내준 뒤 동점골, 다시 리드를 허용한 후 종료직전 ‘추가시간’ 기적을 연출하며 감격을 안겼다.
EPL 데뷔 골이자 드라마틱한 동점골을 넣은 김보경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며 동료들과 광적인 세리머니를 했고, 경기 종료 후에도 한참 그라운드를 돌며 여운을 만끽했다. 특히 맨유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는 올 여름 박지성 자선경기에서 함께 뛴 인연 때문인지 김보경에게 악수를 건네고 포옹으로 격려했다. 카디프시티 말키 맥카이 감독도 당당했다. 많은 취재진 앞에서 “명문 클럽을 상대로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경기장은 입추 여지없이 관중으로 가득 찼다. 원정 팀 맨유가 흥행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맨유와 카디프시티의 대결은 39년 만의 일. 카디프시티가 챔피언십(2부 리그) 등 하위 리그를 전전한 탓이다. 입장권은 빠르게 팔렸고, 경기 당일에는 암표도 등장했다. 100만원까지 부르는 암표상도 있었다. 김보경의 팬 서비스도 화끈했다. 주관 방송사와 인터뷰를 마친 뒤 믹스트 존을 빠져나가 경기장 주차장을 향하는 동안 수많은 팬들의 사인공세를 받았고, 이에 일일이 받아주는 매너를 과시했다.
반면 맨유에는 악몽이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쳐 4위 도약의 찬스를 놓친 맨유 모예스 감독은 “마지막 세트피스를 막지 못했다”고 침통해했고, VIP석에서 카디프시티 빈센트 탄 구단주와 함께 관전한 맨유 전 사령탑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얼굴도 분노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카디프(웨일즈)|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