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민도희 “번호로 사랑의 속삭임…1994년 ‘삐삐’에 반했어요”

입력 2013-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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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희. 스포츠동아DB

민도희. 스포츠동아DB

“1994년은 서태지와 아이들 아니에요?”

1994년생 민도희에게 당대를 묻는 건 온당치 않다. 돌아오는 대답도 없다.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누워서 먹고 자고 싸는 게’ 1994년 경험의 전부였던 그가 ‘응답하라 1994’에서 스무살의 대학생 조윤진을 실감나게 연기하고 있다.

실제로도 올해 스물인 민도희는 자신을 20년 전으로 보냈다. “연기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재미를 알았어요”라며 조윤진과의 만남을 즐거워했다. 2013년과 모든 것이 다른 1994년에 그는 한창 빠져 있다.

일단 ‘응사’를 통해 알게 된 무선호출기 ‘삐삐’에 마음을 빼앗겼다. “공중전화에서 기다리기. 감성적이지 않아요? 풋풋하던데”라며 깔깔거린다. 당시 유행했던 암호 얘기가 나오자 ‘486’(‘사랑해’라는 뜻으로 글자의 획수에서 착안)의 의미는 말했지만 ‘101035’에는 갸웃거렸다. ‘열렬히 사모한다’는 뜻이라는 말에 “오글거려요”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극중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혈팬인 민도희는 “그동안 몰랐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라고 했지만 첫 키스의 기회는 잃었다고 해야 할까. 14세 차이의 삼천포(김성균)에게 입술을 빼앗겼다.

“첫 키스였어요. 안타깝게도(웃음). 키스신인 것만으로도 떨렸는데 첫 키스라 더 떨렸던 것 같아요. 멀미도 했어요. 하하!”

155cm도 안 되는 작은 키의 조그만 몸집인 민도희의 욕설 대사도 찰지다. 5화에서 서태지에게 받은 과자를 상자에 담으려는 순간 삼천포가 냉큼 집어먹자 가위를 들이대며 “창자를 빼가지고 젓갈을 만들어버릴라니까”라며 욕을 퍼붓는다.

“전라도 욕이 좀 디테일하죠? ‘내가 이렇게 할 것이니 하지 말아라’고 겁주려는 거예요. 단순한 경고. 더 심한 것도 있어요.”

고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몸으로 표현한다. “눈알을 뽑아서 먹물을…”이라며 입술을 오밀조밀 움직인다.(생략한 부분은 너무도 살벌해 생략할 수밖에 없다)

민도희는 실제 전라도 여수에서 10대를 보내다 2011년 5월 걸그룹 타이니지의 연습생 생활을 위해 상경, 이듬해 데뷔했다. 노래와 춤은 완벽했지만 ‘언어’가 문제였다. 몸에 밴 사투리를 한 순간에 지우기란 쉽지 않았다. 소속사는 신비주의로 포장했다.

“콤플렉스였죠. 저는 표준어라고 쓰는데 서울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아닌가 봐요. 지금은 이렇게 인터뷰할 정도의 수준이지만 흥분하면 자연스레 사투리가 튀어나와요. 그래서 드라마 촬영 외에는 최대한 표준어를 사용하려고 해요. 3년차이지만 아직도 긴가민가하답니다.”

그런 민도희를 친구들은 ‘여수의 딸’로 부른단다.


● ‘응사’ 주역 민도희

1994년 9월25일생. 춤추고 노래하며 가수의 꿈을 품고 2011년 서울행. 1년의 연습생 생활 끝에 2012년 걸그룹 타이니지로 데뷔. 타이니지는 ‘작은 거인’이라는 뜻. 세 장의 앨범 발표. 현재 tvN ‘응답하라 1994’ 출연 중.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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