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오승환이 5일 서울 송파구 선수촌병원에서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센트럴리그 소속 한신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타석에도 들어선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에는 빼어난 타격 실력을 뽐냈던 그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日센트럴리그 지명타자 제도 없어
초중고 시절 호타준족의 1번 타자
“타격기회 많이 없겠지만 자신 있다”
“만약 타석에 서게 된다면 멋지게 한방 날려야죠.”
‘끝판대장’ 오승환(31)이 입단한 한신은 센트럴리그 소속으로 지명타자 제도가 없다. 투수도 타격을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 다저스)과 같은 상황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기대이상으로 쏠쏠한 타격솜씨를 발휘하며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 그렇다면 ‘타자 오승환’은 어떨까. 5일 서울 송파구 선수촌병원에서 만난 오승환은 “실전에서 타격을 한 건 고등학교 때가 마지막이라 10년도 더 됐다”며 “선발투수인 류현진과는 달리 나는 마무리투수라 타격 기회가 얼마나 생길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타석에 들어선다면 팀으로선 안 좋은 상황 아니겠느냐. 리드 상황이 아니라 동점이거나 내가 블론세이브를 해서 연장에 들어갈 때일 것”이라고 가정하면서 “어쨌든 한 시즌을 치르면 몇 번은 타격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석에 들어서면 한방 때리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1면에 자신의 기사를 실은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를 확인하는 오승환.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오승환은 초중고 시절 호타준족의 1번타자였다. 특히 팔꿈치 부상 때문에 외야수로만 활약하던 경기고 3학년 때 황금사자기에서 미기상을 받았고, 대통령배 8강전 경남상고전에선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김덕윤(현 연세대 코치)에게서 동점 만루홈런을 뽑아내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주력은 정평이 나 있다. 삼성에는 강명구 김상수 배영섭 등 빠른 선수들이 많지만, 100m 달리기를 하면 가장 빠른 선수가 바로 오승환이었다.
한국 팬들은 ‘돌부처’가 헬멧을 쓴 채 타격을 하고, 주자로서 베이스를 질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흥미로울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