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대우. 스포츠동아DB
기존 1루에선 더 이상 자리 없어 생존 위한 변화
이승화 김문호 조홍석 등과 좌익수 주전 놓고 경쟁
롯데 김대우(29)가 좌익수로 전향한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13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김대우에게 1루 수비를 시키지 않았다. 좌익수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대우의 좌익수 이동은 팀 내 사정으로 미뤄볼 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1루에 프리에이전트(FA)로 최준석이 들어왔다. 또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도 1루수 출신이다. 두 선수 중 한 명이 1루를 보면 나머지 한 명이 지명타자로 가는 것이 김 감독의 의중이다.
그러나 최준석은 고질인 무릎이 불안하다. 김 감독은 “무릎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알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 수비 안배를 해줄 것임을 내비쳤다. 또 히메네스는 외국인타자인 만큼 적응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 그렇기에 기존의 주전 1루수였던 박종윤은 백업이자 대수비 요원으로 필요하다. 여기에 베테랑 장성호까지 있다. 장성호는 입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박준서와 함께 대타요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장성호마저 자리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1루수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김대우의 포지션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013년 김대우는 좌익수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초보적인 수비조차 안됐다.
그러나 좌익수가 아니면 존재가치가 없는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한 결과, “수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김 감독은 평가했다. 김 감독은 “타격훈련보다 수비훈련을 더 많이 시켰다”고 덧붙였다. 장타력은 타고 난 김대우이기에 변화구 적응력만 키우면 벤치에 앉혀두기 아깝다는 것이 김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의 생각이다. 그래서 기회를 주기 위해 좌익수 이동을 시도하는 것이다.
중견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은 사실상 주전 확정이다. 좌익수 한 자리를 두고 김대우는 이승화, 김문호, 조홍석 등과 경쟁하는 구도다. 김 감독은 “이승화나 김문호가 경쟁에서 승리하면 1번타자로 쓰겠지만 김대우가 주전으로 들어오면 타순 조합을 다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 정도로 김대우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