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키아 12점·14R…향수병 극복했나

입력 2014-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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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키아 샌포드. 사진제공|WKBL

올스타 브레이크 때 고향행 불발 슬럼프
꼴찌 하나외환 선두 우리은행 격파 선봉


최하위로 처진 하나외환에는 최근 골치 아픈 고민이 하나 있었다. 베테랑 외국인선수 나키아 샌포드(38)의 ‘향수병’이다.

사연은 이렇다. 나키아는 시즌 초반부터 구단에 “올스타 브레이크 때 미국에 다녀오고 싶다”는 뜻을 종종 전달했다. 다른 팀 용병들보다 유독 고향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팀 내 또 다른 외국인선수 모니카 라이트가 개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을 무단으로 이탈해 고국으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나키아의 출전시간이 길어지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고, 그만큼 외로움도 깊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미국행 비행기표를 구하는 데도 실패했다.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던 게 당연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다리며 버텨왔던 나키아는 시름에 잠겼다. 경기력도 동시에 저하됐다. 하나외환은 그 사이 역대 한 경기 최소득점 기록(36점·지난해 12월 26일 삼성생명전)을 갈아 치우는 불명예도 안았다. 하나외환 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마음의 병’이 걸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나키아가 5일 춘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되면서 ‘어차피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게 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다행히 앞으로는 나키아의 외로움과 체력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게 됐다. 새 외국인 포워드 이피 이베케(24)가 합류해 나키아의 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은 일단 득점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갖춘 이베케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 돌파구가 절실하게 필요한 하나외환은 이제 나키아가 기력을 되찾아 이베케와 시너지 효과를 내주길 바라고 있다.

한편 하나외환은 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나키아의 맹활약(12점·14리바운드)을 앞세워 선두 춘천 우리은행을 69-67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즌 4승(11패)째를 신고한 하나외환은 4연패에서 탈출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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