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스켈레톤 “소치올림픽 깜짝 반란은 우리 몫”

입력 2014-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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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매 종목의 기적’ 향해 쾌속 질주

과거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문구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단순히 누워서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편한 잠을 위해 과학이 접목됐다는 의미다. 이제 스포츠도 과학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기록을 다투는 종목에선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훈련뿐 아니라 의류, 장비 등에도 스포츠과학이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썰매를 사용하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그야말로 스포츠과학의 집약체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봅슬레이대표팀과 스켈레톤대표팀도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한다. 이들은 이번 소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 찬 포부를 지니고 있다.


봅슬레이 亞 넘어 유럽과 어깨 나란히
썰매 대여하던 대표팀 이젠 5대 보유
소치 경험 바탕으로 평창서 메달 목표

스켈레톤 4개국 다니며 250회 훈련
7년 짧은 역사에도 무서운 성장 속도
작년 국제대회 첫 메달 자신감 쑥쑥



● 경기력 향상 위해 체중 불린 봅슬레이대표팀

봅슬레이대표팀은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만 해도 아시아무대에서조차 일본에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아시아 무대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어느덧 네덜란드, 영국, 루마니아 등 유럽 강호들과 경쟁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선진화된 훈련과 장비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봅슬레이대표팀 원윤종(29), 김동현(27), 전정린(24), 서영우(23)는 3년여에 걸쳐 체중을 20kg 이상 불렸다. 가속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또 스타트 시 썰매를 미는 힘을 높이는 데도 효과를 보고 있다. 훈련도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과거 아스팔트 위에서 스타트 훈련을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2010년 평창에 스타트 훈련장이 생기면서 훈련환경이 개선됐다. 아울러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상·하체의 힘을 효과적으로 쓰는 훈련방법을 찾았고, 썰매 역시 대표선수들의 체형과 스타트 방식에 맞춰 제작했다. 4∼5년 전만 해도 다른 나라에서 쓰던 썰매를 대여해 사용하는 신세였지만, 이제 대표팀에만 5대의 썰매가 있다.

봅슬레이대표팀은 1월 열리는 아메리카컵 7·8차 대회의 결과에 따라 남자 4인승과 2인승에 걸쳐 2개 팀의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이용 봅슬레이대표팀 코치는 “이제 스타트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평창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이번 소치올림픽은 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 훈련으로 경험부족 극복하는 스켈레톤대표팀

봅슬레이만큼이나 스켈레톤대표팀의 성장속도도 매우 빠르다. 스켈레톤대표팀이 생긴지는 불과 7년밖에 되지 않는다. 부족한 경험을 떨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썰매를 많이 타는 것’이었다. 2010년 평창에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 훈련장이 생겼지만, 아직까지 정식 경기장은 없다. 조인호 스켈레톤대표팀 코치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개국을 돌아다니며 250번 가량 썰매를 탔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에 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 결과 지난해 아메리카컵과 대륙간컵에서 윤성빈(20)이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조 코치는 “재능을 타고난 선수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전부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적극적 지원과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어우러진 봅슬레이대표팀과 스켈레톤대표팀은 소치올림픽의 경험을 토대로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선 ‘썰매 종목의 기적’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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