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글로벌용품업체 대신 지역업체와 계약한 이유

입력 2014-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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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아디다스 결별 후 지역업체 하드스포츠를 파트너로 선정
부산에서 받은 사랑 환원한다는 의미로 모든 용품 파격 계약

부산지역 스포츠용품업체 하드스포츠의 한동범 대표이사는 11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발신처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에서 먼저 “내년 시즌부터 용품 계약을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하드스포츠는 그동안 롯데배 중·고야구대회에 용품 후원을 해 롯데 구단과 인연은 있었다. 그러나 롯데에 직접 납품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종전까지 롯데는 세계적 글로벌 용품회사인 아디다스와 계약을 해왔기에 더욱 그랬다.

롯데가 하드스포츠에 사실상 독점적 용품 납품권을 주는 파격 계약을 제시한 데에는 최하진 사장을 비롯한 롯데 그룹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롯데가 전국구 인기구단으로 발돋움한 데에는 연고지 부산 팬들의 열광적 응원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었다. 다만 ‘받은 사랑에 비해 롯데가 부산 지역에 돌려주는 것이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수용한 롯데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심 부응 차원에서 지역 스포츠용품 회사를 파트너로 삼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6일 체력테스트부터 롯데 선수단은 유니폼과 점퍼, 가방 등 모든 장비를 하드스포츠에서 지급받았다. 향후 글러브와 공까지 쓸 예정이다. 또 신발은 선수 각각의 개인 디자인을 제작할 계획이다.

하드스포츠와 롯데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한 사장은 “롯데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 소프트뱅크 이대호와 용품 계약을 해 일본에서도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 매출액이 10억원대인 지역 용품제조사가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를 이긴 데 대해 한 사장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기회를 준 롯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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