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카디프시티 김보경

입력 2014-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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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스포츠동아DB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보경(25·카디프시티)이 시험대에 올랐다. 어쩌면 시련이 될 수도 있고, 성장의 초석이 될 수도 있다.

카디프시티는 최근 영입 루머가 불거졌던 마그너스 울프 에이크렘(23)을 영입했다. 카디프시티는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이크렘 영입을 공식화했다. 얼마 전까지 노르웨이 프로축구 몰데에서 활약한 에이크렘은 소속 팀과 노르웨이대표팀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해왔다. 최근 카디프시티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첫 영입 작품이다. 솔샤르 감독은 “에이크렘은 볼 소유 능력이 좋고, 패스가 아주 정확하다. 세트피스에서도 폭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카디프시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문제는 김보경의 역할이다. 2013~2014시즌 들어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의 중앙에서 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에이크렘이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포지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어쩌면 상황은 더욱 혹독해졌다. 몰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솔샤르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에이크렘이 중앙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행히 김보경은 측면에도 익숙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뛰면서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의 측면을 책임졌다.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서도 측면과 중앙을 두루 커버할 수 있는 다용도 공격형 미드필더 카드로 김보경을 활용해왔다. 자신에 잘 맞는 옷을 입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실전 출격은 또 다른 문제다. 사실 카디프시티는 선수단을 로테이션 할 여력이 없다. 두텁지 못한 선수 층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팀 상황이 좋지 않다. 카디프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4승6무10패(승점 18)로 강등권을 갓 벗어난 17위를 마크하고 있다. 18~19위에 나란히 자리한 크리스탈팰리스(승점 17)-웨스트햄(승점 15)과 언제든 자리를 맞바꿀 수도 있다. 이는 솔샤르 감독이 선수들을 실험할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쫓기는 상황에 다양한 카드를 뺄 수 없는 노릇이다.

아직 새로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틈이 없던 에이크렘에게 당장 주전 기회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걸 가정할 때 김보경은 12일 안방에서 열릴 웨스트햄과 정규리그 경기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물론 카디프시티도 반드시 웨스트햄은 꺾어야만 강등권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여유를 맛볼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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