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기 감독. 스포츠동아DB
패배도 ‘디딤돌’로…꼴찌 팀의 희망 찾기
하나외환 조동기(43) 감독은 신한은행과의 홈경기를 앞둔 13일 오전,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인은 어머니였다. “이기는 사람은 눈앞에 돌이 떨어지면 그 돌을 ‘디딤돌’이라 여긴다. 그러나 지는 사람은 그 돌을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은 한참 동안 그 메시지를 바라봤다. 시즌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괴로웠던 마음이 조금은 밝아지는 듯했다. 조 감독은 16일 KB스타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어머니의 메시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늘 말하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정작 나부터 긍정적으로 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하나외환은 올 시즌 초반부터 줄곧 최하위로 처져 있다.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선두 우리은행에 크게 패했다. 감독도, 선수들도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의 어머니는 이런 상황에서 아들이 자신감을 잃을까봐 문자메시지로 격려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하나외환은 김정은의 환상적인 3점 버저비터와 함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다. 이기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며 “앞으로 선수들의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물론 팀이 금세 달라지기는 어렵다. 13일 경기도 종료 직전까지 실책이 속출해 어렵게 신한은행을 이겼고, 16일에는 뒷심 부족으로 KB스타즈에 60-70으로 패했다. 그러나 하나외환의 시즌은 아직 한창이다. 조 감독은 ‘긍정적인 기운’을 팀에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천|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