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에 퍼지는 사랑의 온기…한·미·일 야구스타들의 기부 릴레이

입력 2014-01-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년 연속 통합 챔피언 삼성발 기부 행렬
류중일 감독, 장원삼, 진갑용 ‘통큰’ 기부
일본 다르빗슈, 미국 커쇼도 자선 앞장

프로야구에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1~2013시즌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단은 나눔 정신의 실천에서도 선두를 달린다. 14일 삼성의 맏형 진갑용(40)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전달했다. 1억원은 진갑용의 2014시즌 연봉 2억5000만원의 40%다.


● 프로야구의 기부 릴레이, 나눔의 온기가 퍼지다!

나눔은 온기를 타고 전파된다. 진갑용은 “류중일 감독님께서 지난해 연말 2억원이란 거액을 기부하시는 걸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12월 삼성과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5억원)에 재계약한 이후 2억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14일에는 충주성심학교에도 1000만원을 기부했다. 스토브리그에서 4년 총액 60억원의 FA(프리에이전트) 잭팟을 터트린 삼성 투수 장원삼 역시 지난해 연말 모교인 경성대에 1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청도군에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내놓았다.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의 기부는 세금을 줄이는 실질적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순수하게 사랑의 온기를 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소아암 어린이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한 공로 등으로 지난해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롯데 조성환은 “‘운동선수가 이런 일을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프로라면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유한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 감독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부도 배우면서 아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 동일본 대지진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싹

일본프로야구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많은 스타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이재민들에게 써달라며 성금 5000만엔(약 5억790만원)을 내놓았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센다이시 도호쿠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야구를 계속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곤경에 처해 있다. 나 또한 야구인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이지 않은가”라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당시 요미우리의 4번타자를 맡고 있던 알렉스 라미레스는 외국인선수임에도 불구하고 100만달러(약 10억600만원)를 기탁해 큰 감동을 안겼다. 당시 라미레스는 “일본의 모든 분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이재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하며 일본인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안겼다. 오승환(한신) 역시 지난해 12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신 입단식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 연봉의 일부를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일제히 “따뜻한 돌부처가 왔다”고 1면에 대서특필했다.


● 빅리거에게 나눔은 사회적 책임…‘슈퍼에이스’ 커쇼는 기부천사

미국에선 빅리거들의 기부문화가 일상화돼 있다. 사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만수 SK 감독은 “그들은 자신의 선행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를 잘 알고 있다. 기부는 자신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이저리그의 스타 선수들은 나눔 정신을 실천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영광스럽게 여긴다. 클레멘테(푸에르토리코)는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강타자였다. 그는 1972년 12월 31일 대지진이 일어난 니카라과에 구호품을 전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은 이후 사회봉사공로상에 클레멘테의 이름을 붙였다.

2013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양키스)은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를 통해 400만달러(약 40억2400만원) 이상을 기부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는 2012년 역대 최연소(24세)로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잠비아에 학교를 세우고, 매년 잠비아로 봉사활동을 간다. 심지어 신혼여행도 잠비아로 떠나 나눔 정신을 실천했다. 댈러스에서는 야구를 가르치며 재능 기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