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미래 10년 준비…KOVO 육성프로젝트

입력 2014-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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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에 새롭게 등장한 댄스 듀오. 주장 고희진(왼쪽)과 대한항공에서 유니폼을 바꿔 입은 황동일이 26일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4라운드 우리카드 경기 도중 흥겨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꿈나무 위한 유소년배구교실 지도자 모집
육성군·순회코치 운영 등 제도 마련 중요

2연승 러시앤캐시 “승리댄스도 일이네”
황동일·고희진 댄스…삼성화재 분위기↑

프로배구 V리그 4라운드가 시작됐다. 선두권 경쟁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남자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힘 대결은 이제부터다. 여자부는 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갈 길이 바쁘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전쟁은 설 연휴 기간 계속 된다.


● 배구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

한국배구연맹(KOVO)이 유소년 배구교실을 이끌 지도자를 모집한다. 배구교실은 KOVO가 2012년 9월부터 구단 연고지 배구인구의 저변확대와 영재 조기발굴, 선수육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이다. 26개교에서 4,418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10명을 꿈나무 선수로 발굴했다. 선수경력과 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하다. 근무지역은 서울, 인천, 대전, 수원, 구미, 안산, 천안, 화성, 성남, 광주, 대구, 부산, 강릉 등 13개 도시다.

V리그는 출범 10년 만에 많은 성장을 이뤘다. 중계권과 시청률, 관중 등의 지표는 만족스럽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미래를 걱정한다. 10년 뒤 V리그를 이끌 꿈나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스타가 꾸준히 나와야 리그가 발전하는데, 현재 유소년 가운데 그런 가능성이 큰 자원이 드물다.

유소년육성사업은 대한배구협회와 함께 추진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협력은 쉽지 않다. 결국 능력 있는 KOVO와 프로배구단이 나서야 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신장이 큰 초·중학교 학생 가운데 기대주를 프로구단이 발굴해 따로 훈련시키고 선수로 만드는 육성군 제도와 유소년 순회코치가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참가해 배구를 가르치면서 관심을 높여 선수나 팬으로 만드는 투 트랙 작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단 시간에 효과를 낼 수는 없지만 10년, 20년 뒤의 V리그를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이다.

효율성을 높이려면 유소년에 투자한 구단에 우선 지명권 같은 혜택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연고 지역부터 결정해야 한다. 프로야구처럼 각 구단이 연고지역을 나눈 뒤 배타적인 권리를 가지고 그 지역에서 유망주를 발굴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 프로축구는 J리그를 출범하면서 100년 대계를 세웠다. V리그는 출범 10년이 지났지만 미래의 비전이 없다. 앞으로 10년, 20년 뒤 V리그 모습을 지금이라도 그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고 선수다. 이들이 없으면 V리그도 없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


● 2연승 러시앤캐시 부작용은 단체 댄스 준비시간 부족?

25일 안산의 러시앤캐시-한국전력 경기는 관심이 컸다. 한전의 새 외국인 선수 비소토가 데뷔하는 경기였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 때 “남은 경기에서 8승만 하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고 했으나 경기 결과는 0-3 패배였다. 전문가들은 “기량이 빼어나지만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힘 보다는 높이와 기량의 배구다. V리그에 어떻게 적응할지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평가를 내렸다.

창단 이후 처음 2연승을 한 러시앤캐시는 기쁨이 두 배였지만 문제가 생겼다. 홈경기 승리 뒤에 하는 선수들의 댄스 세리머니가 문제였다. 예전에는 띄엄띄엄 이겨서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자주 이기면서 춤추는 것도 일이 되고 준비부족의 상황까지 왔다. 김세진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로 2승을 따내는 것으로 했다. 구단은 최근 상승세에 고무돼 목표를 10승과 5위로 조정했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삼성화재 새 댄스 듀오…화색이 도는 마이클

삼성화재-대한항공의 2-2 트레이드 결과가 나왔다. 류윤식 황동일을 데려간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 우리카드를 상대로 2연승을 했다. 대한항공도 LIG손해보험에 3-0 승리를 거뒀다. 신치용 감독은 22일 현대캐피탈을 이기고 1위에 복귀한 뒤 싱글벙글 했다. 트레이드 덕분에 새로운 볼거리도 생겼다. 끼 많은 황동일이 고희진과 함께하는 2인1조 댄스 세리머니가 탄생했다. 26일 우리카드전에서 1세트 막판 득점에 성공한 황동일은 웜업 존의 고희진에게 뛰어가 야릇한 댄스를 함께 췄다. 고희진도 화답해 몇 차례 더 듀엣 댄스 세리머니를 했다. 팬들의 반응은 좋았다.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신난 사람은 황동일 뿐만은 아니다. 대한항공 강민웅도 2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 주전자리를 차지해 신이 났다. LIG전 승리 인터뷰에서 “삼성화재를 꼭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그 인터뷰를 봤던 신치용 감독은 ”민웅이가 이긴다고 했으니까 우리도 긴장해야 한다”고 화답. 두 팀의 대결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다. 따지고 보면 이번 트레이드의 진정한 수혜자는 대한항공 마이클이다. 배구인들은 “23일 LIG 경기 때부터 마이클의 표정이 달라졌다. 화색이 돈다”고 입을 모았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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