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한턱 이만수감독 “여보, 나 금융사기 당한것 아냐”

입력 2014-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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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 감독(왼쪽)이 27일 플로리다의 유명 레스토랑 ‘오션 그릴’에서 선수단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나주환(가운데), 허웅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날 3000달러 이상의 식대를 자비로 지불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전훈지서 야수들 최고급 레스토랑 초대
350만원 결제문자 전송에 부인 화들짝
“선수들 밥 한끼 사줬어” 사기해명 웃음


27일 SK의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 오후 훈련을 마친 이만수(SK) 감독은 새 외국인타자 루크 스캇을 비롯한 야수 23명 전원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식사 장소는 플로리다 해변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오션 그릴’이었다. 스프링캠프지가 말로만 그 유명한 관광지 베로비치이지, SK 선수단은 15일 출국 이후 한 번도 바닷가 구경을 하지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리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가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훈련 스케줄을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메뉴는 레스토랑에서도 최고가인 그릴 립아이와 게 요리였다. 주장 박진만은 와인잔을 들어 이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참석자들은 건배를 나누며 우승을 다짐했다. 이후 선수들은 플로리다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석한 SK 구단 관계자는 “전채 요리가 나올 때부터 선수들이 엄청난 먹성을 발휘했다. 야구 얘기를 떠나 형님과 동생의 입장에서 훈훈한 덕담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식사가 끝나자 3000달러(약 325만원)가 넘는 식대를 자비로 지불했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곧바로 이 감독의 부인 이신화 씨의 휴대전화로 전달됐다. 거액이 결제된 영문을 몰랐던 이 여사는 곧바로 남편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 이 감독은 호탕하게 웃으며 “나 금융사기 당한 것 아니야. 선수들 밥 한 끼 사줬어”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깜짝 회식’에 선수단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자, 이 감독은 “베로비치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겠다. 일주일 뒤엔 투수조도 식사에 초대하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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