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단에 내려진 외출금지령 왜?

입력 2014-02-04 16: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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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혹여나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부산 아이파크는 태국 방콕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그런데 주변의 걱정이 심상치 않다. 부산 선수단이 전훈지로 떠난 1월 22일. 태국 정부는 공교롭게도 이날 수도 방콕 등지에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빨간 셔츠)와 친정부 지지자(노란 셔츠)들의 유혈충돌이 벌어지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했지만 부정선거 논란 등이 겹치면서 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안과 밖의 온도는 크게 달랐다. 밖에서 보는 우려와는 달리 방콕은 너무나 평온하다. 걱정은 기우였음이 금세 드러났다. 부산 선수들도 바깥소식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호텔과 훈련장을 오가며 묵묵히 훈련을 소화한다.

지리적인 요인도 한 몫 했다. 구단이 사용하고 있는 숙소는 시내에서 30분 정도 북쪽으로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다. 이곳이 방콕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시민들은 여느 때와 같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비상조치도 먹고사는 문제를 앞서갈 순 없는 것이다. 훈련장은 숙소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0여분 더 들어간 거리에 있다.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분주히 오가지만 시위대와 마주친 일은 없다. 부산이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활보해도 이들을 반정부 시위대로 보는 이들 또한 없다.

선수들은 먹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구단은 선수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일찌감치 발 뻗고 나섰다. 방콕 시내의 한국식당에서 김치 등을 공수해 한 끼 이상을 한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숙식과 훈련이 모두 좁은 테두리에서 해결된다.

선수들은 2주 동안 2차례 휴식을 받았다. 부산 윤성효 감독은 “치안이 불안해 선수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비상사태에 관한 유일한 대응이었다. 선수들도 윤 감독의 말을 귀담아 들은 모습이었다. 부족한 운동을 하고, 자투리 시간은 책을 읽거나 영화 등의 소일거리를 하면서 차분한 시간을 보냈다.

방콕(태국)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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