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캡틴 이원영 “쓴소리? 부드러운 주장”

입력 2014-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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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스포츠동아DB

“쓴 소리보단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이정호에서 새롭게 이름을 바꾼 이원영(33)은 2014시즌을 앞두고 부산 아이파크의 새 주장으로 선출됐다. 중앙 수비수로서 묵묵히 그라운드를 받치며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에서 윤성효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높은 신뢰를 받았다. 이원영은 “나이를 먹었다고 꼭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원영은 1년 반 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작년 복귀했다. 32경기 출전 2골1도움. 공백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경기장에서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됐고 팀에서 최고참의 역할까지 껴안게 됐다. 작년 주장이었던 박용호와 함께 선수들의 ‘군기반장’ 역할을 자처했다. 선수들을 한데 묶기 위해 악역을 자처했던 것이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코칭스태프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 점을 고참들이 해줘야 했고 선수들이 풀어지지 않도록 쓴 소리를 많이 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주장으로서 책임감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이원영은 3일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을 한데 모았다. 어린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이원영은 선수들에게 무언가 계속 얘기를 했다. 그는 “타지에 나와서 3주 째에 접어드니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처지는 것 같았다. 코칭스태프가 다그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그전에 선수들을 독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선수들에게 형과 같이 다가서려고 한다. 쓴 소리보단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싶단다. 젊은 선수들에게 권위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세대차를 없애기 위해 오히려 장난도 치고 스스럼없이 다가서려고 한다. “권위를 내려놓으려고 한다. 밖에선 형과 동생으로, 경기장에선 선배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공과 사를 철저히 분리해서 선수들과 조화 및 경기력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주장이 되면서 더욱 생각이 깊어졌다. 어릴 때부터 지켜본 선배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는 “팀 분위기는 결국 고참 선수들을 따라가게 되더라.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아오게 될 텐데 항상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방콕(태국)|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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