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까지 바꾼 한지호, 부산 에이스로 거듭난다

입력 2014-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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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측면 공격수 한지호가 4년간 정들었던 배번 22번을 버리고 에이스의 상징인 7번을 달고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에이스 상징’ 7번 달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영구결번 되는 것도 아닌데요.”

부산 아이파크 측면 공격수 한지호(26)는 유독 생각이 많았다. 2010년 홍익대를 졸업한 프로 5년차. 앳된 얼굴은 세월의 흐름을 비껴갔지만 그의 밑에는 후배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다. 최근 결심을 하나 했다. 줄곧 달았던 22번을 버리고 7번을 새로 달았다. 고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22번을 잊는다는 건 곧 과거의 자신과 작별을 의미한다.

좋은 일도 그렇지 않은 일도 많았다. 지난 시즌은 변화를 다짐했던 계기가 됐다. 한지호는 강원과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막판 페널티킥을 내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꿰 다음 경기를 못 나갔다”고 계면쩍어했다. 4월말 성남전에선 왼쪽 발목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쉬이 호전되지 않았다. 부상은 10주를 넘겼다. 대구전에서 복귀하며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부상이 재발했다. 그는 “결승골을 넣고 이젠 좀 풀릴 것처럼 봤는데 쓸데없는 드리블로 다시 부상했다”고 씁쓸해했다.

올해 출발은 산뜻하다. 몸 상태도 좋다. 그리고 중요한 건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평범하게 가다가는 존재 없이 사라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태했던 작년보다 더 많은 과제와 결심을 했다. 올해처럼 의지가 강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발이 아니면 섭섭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군 입대 전 뭔가 하나 해놓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스 7번. 달기가 조심스러워 주위의 조언을 받았다. 동료들의 따스한 말 한 마디에 자신감을 얻었다. 새로운 도약 그리고 변화. 2014년 주어진 한지호의 책임감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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