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투수 하이로 어센시오는 수년간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던 KIA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까. 16일 야쿠르트전에서 첫 실전등판을 한 어센시오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일본 야쿠르트와 연습경기 9회 등판
공 6개 던져 뜬공 2개·땅볼 1개 유도
빠른 구속·제구력에 근성까지 갖춰
KIA는 수년간 마무리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3시즌을 앞두고는 직전 해 선발로 뛰었던 용병 앤서니 루르를 소방수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도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2012시즌 32경기에 등판해 11승13패, 방어율 3.83을 마크했던 ‘선발투수’ 앤서니는 마무리로 변신한 지난 시즌 초반 반짝하다가 5월 중순 이후 연이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보직을 박탈당한 뒤 중도 퇴출되고 말았다. ‘마무리’ 앤서니의 부진은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던 KIA가 신생팀 NC에도 밀려 8위로 추락하는 단초가 됐다.
지난 시즌 후 KIA 선동열 감독은 고심 끝에 새로운 용병 마무리를 데려오기로 결정했고, 결국 전문 불펜요원 출신의 하이로 어센시오(31)를 선택했다. 제대로 된 마무리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은 큰 차이가 있다. 어센시오는 수년간 ‘마무리 고민’에 빠졌던 KIA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일단 스타트는 괜찮다. 어센시오는 16일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첫 실전등판을 했다. 4-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중견수 플라이∼2루수 플라이∼2루수 땅볼로 가볍게 요리했다. 불과 6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유도했고, 직구만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을 찍었다.
투구수가 적었던 데다, 무엇보다 단 한번의 실전만으로 분석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첫 실전치고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현장에서 직접 어센시오의 투구를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17일 “첫 실전이라 전력으로 던지지 않았는데, 150km 가까운 구속이 나왔을 정도로 원래 볼이 빠른 투수”라며 “코칭스태프는 어센시오가 기본적으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마운드에서 공격적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마무리는 보직의 특성상 빠른 볼과 제구력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1점을 지켜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 있게 볼을 던져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도 지녀야 한다. 이 관계자는 “어센시오는 평소 훈련에서도 근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국무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품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