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변화의 제주

입력 2014-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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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감독. 스포츠동아DB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의 2013시즌은 허무했다. 정규리그 후 스플릿 시스템 그룹B(하위리그)로 내려앉았고, 여기서도 2인자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16승10무12패(승점 58)로 전체 9위로 한 해를 마감했다. 당시 강등권과 격차는 컸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던 제주였기에 아쉬움은 훨씬 컸다. 시즌 초반만 해도 비교적 안정된 운영을 하던 제주는 혹서기가 찾아온 여름을 기점으로 끝 모를 추락을 했다.

하지만 제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올 시즌 키워드로 ‘변화’와 ‘도약’으로 삼고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잔뜩 움츠리며 기회를 엿보다 뛰어 오른다는 의미로 팀 모토로 삼았던 ‘방울뱀 축구’로 버렸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순간의 도약보다는 꾸준함과 끈끈함이 팀에 가장 필요하다고 봤다. “방울뱀은 더위에 취약했다”는 짤막한 한 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끈질긴 축구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래서 제주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까지 대폭 바꾸면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니시가타 히로카즈 피지컬 코치를 영입한 게 눈에 띈다. 일본 출신의 니시가타 코치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의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과 함께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피지컬 전문가. 박 감독은 여러 명의 후보군을 물색하다 자신이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이끌 때 사제의 인연을 맺은 한국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니시가타 코치에 대한 평가를 접하고 제주 코칭스태프 합류를 결정했다. 박 감독은 “여름만 되면 갑작스레 지쳐버리는 선수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피지컬 전문가의 손길이 시급했다. 작년 초에도 피지컬 코치를 데려오려 했는데, 사정상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수단도 상당수 물갈이됐다. 외국인 선수 라인업도 대부분 교체됐다. 물론 내보낸 만큼의 투자도 잊지 않았다. 적정 수준의 전력 보강으로 나름 알찬 비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선수들의 등번호까지 바꿔가며 새로운 분위기를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10일부터 제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 소집된 제주 선수단은 쉴 틈 없는 연습경기 스케줄을 통해 막바지 조직력 다지기를 진행 중이다. 제주는 다음 달 9일 수원 삼성과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첫 발을 내딛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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