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vs 김승용…방패와 창의 대결

입력 2014-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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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서울-센트럴코스트 ACL F조 조별리그 1차전 관전 포인트

서울 수비수 김진규 주장 맡고 첫 경기
“긴장도 되고 설레지만 꼭 이긴다” 의욕

김승용, 호주리그 이적 2주 만에 출격
주축 공격수…모스 감독 “결승골 기대”

FC서울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는 2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경기 하루 전인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양 팀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승용(29)이 센트럴코스트 필 모스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김승용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구단의 홈 경기장에 원정 선수로 왔다는 느낌이 남다른 듯 했다. 김승용은 2004년 서울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해 2009년까지 뛴 뒤 전북과 일본 J리그, 울산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이적했다.

김승용의 대항마는 서울 주장 김진규(29)다. 센트럴코스트 기자회견이 끝나고 약 10분 후 김진규가 최용수 감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김승용은 그 때까지 최 감독을 기다렸다가 깍듯하게 인사했다. 최 감독은 웃으며 “내일 최선을 다하라”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인사를 건넸고, 김진규는 김승용의 머리를 툭 치며 장난을 걸었다.

김진규와 김승용은 인연이 깊다. 같은 1985년생이지만 빠른 2월생인 김진규가 1년 선배다. 둘은 학창시절 안동고(김진규)와 부평고(김승용)를 대표하는 라이벌이었다. 2004년 19세 이하(U-19) AFC 챔피언십 우승을 합작했고, 이듬해 네덜란드 20세 이하(U-20) 청소년 월드컵, 2008베이징올림픽도 함께 나갔다.


● 창과 방패의 대결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수비수 김진규가 공격수 김승용의 발끝을 막아야 한다. 김승용은 팀에 합류한지 2주 밖에 안 됐지만 이미 주축 공격수다. 필 모스 감독은 “한국선수들은 정신력이 강하고 겸손하고 팀에 대한 충성심이 크다. 김승용은 이 조건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흐뭇해하며 “김승용이 내일 결승골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용은 최근 출전시간을 20분, 70분으로 점차 늘리며 몸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김진규에게도 이번 경기는 남다르다. 그는 올 시즌 서울 주장이다. 최 감독은 “서울 주장은 아무나 못 한다.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완장을 차고 뛰는 첫 공식경기다. 김진규는 “주장을 맡겨 주셔서 영광이다.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 정보전의 승자는

김승용은 K리그는 물론 친정팀 서울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필 모스 감독도 김승용에게 서울의 전력이나 특징을 자주 물어본다고 한다. 김승용은 “(김)진규 형이 주장도 되고 책임도 막중할 텐데 오히려 그런 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정보와 약점을 얻어내겠다. 최대한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능청을 부렸다. 김진규의 대응도 만만찮았다. 김승용이 자신을 통해 정보를 얻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말에 김진규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 지으며 “평소 전화도 안 하는 사이인데 정보는 무슨 정보냐”고 한 마디로 일축했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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