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앞둔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이 걱정스럽다. 차두리 곽태휘 황석호(사진 왼쪽부터)가 부상으로 그리스 원정에 불참한다. 스포츠동아DB
오른쪽 수비수 실험 계획 잇단 차질
꾸준한 활약 이용은 한 자리 예약
차두리·김창수 경쟁구도로 좁혀져
홍명보호에 부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특히 수비수들의 누수가 심하다. 오른쪽 수비수 차두리(FC서울)와 중앙수비수 곽태휘(알 힐랄)에 이어 중앙과 오른쪽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수비수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렌체)마저 부상으로 그리스와 원정 평가전(한국시간 3월6일 오전 2시)에 뛸 수 없게 됐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오른쪽 수비수 박진포(성남FC)를 급하게 추가 발탁했다.
● 차두리, 황석호 모두 낙마
홍명보호의 주전 오른쪽 수비수는 이용(울산현대)이다. 이용은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매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한국은 본선에서 러시아, 벨기에 등 유럽 2팀을 상대해야 한다. 알제리도 무늬만 아프리카일 뿐 주축 선수들이 프랑스 출신이다. 유럽에 맞설 피지컬과 경험을 갖춘 수비수가 필요했다. 홍 감독은 차두리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부상으로 하차했다. 이에 홍 감독은 중앙수비수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실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황석호마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홍 감독은 2일 그리스 출국에 앞서 “황석호가 J리그 개막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구단하고 연락해 본 결과 이번 그리스전은 무리라고 판단해서 박진포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때도 황석호의 오른쪽 수비수 변신을 테스트하려 했지만 그 때도 부상으로 무산됐다. 홍 감독은 “1월도 그렇고 이번에도 합류 못해 아쉽다. 지켜볼 기회가 있지만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평가하기는 부담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월드컵 본선에서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쓰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 됐다.
● 오른쪽 수비 경쟁구도는
일단 이용은 부상 등 특별한 악재가 없으면 최종엔트리에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별로 두 배수를 뽑는다고 했을 때 오른쪽 수비수가 1명 더 필요하다. 대표팀은 5월 재 소집 때까지 공식 평가전이 없다. 홍 감독은 소속 팀 활약만 보고 추가 자원을 선발해야 한다.
유력한 경쟁자는 차두리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다.
홍 감독은 소속 팀 경기를 통해 이미 차두리 기량은 검증했다. 그리스와 실전경기를 통해 차두리의 힘과 스피드, 공격가담, 수비능력이 유럽 팀을 상대로 통하는지 확인하려 했을 것이다. 이 부분이 무산된 게 차두리는 아쉽다. 일단 빨리 부상을 털고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급선무다.
김창수의 과제는 경기감각 회복이다. 김창수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주전으로 뛰며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기본적으로 홍 감독이 신뢰하는 자원이다. 작년 11월 왼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뒤 재활 중이다. 3월 말부터 경기를 뛸 전망이다. 얼마나 빨리 몸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진포도 포기하기 이르다. 홍 감독은 차두리가 부상 당했을 때 대체자원으로 바로 박진포를 뽑지 않았다. 냉정하게 말해 박진포는 1차 경쟁에서 뒤처졌다. 하지만 월드컵까지 100일 이상 남았다. 이번에 보듯 어느 포지션에 어떤 부상자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박진포는 이번 원정을 통해 자신이 플랜B, 플랜C의 적임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