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줄리 트레멀 페이스북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州) 지역방송 NBC10(WJAR-TV) 기자 줄리 트레멀(Julie Tremmel·36)이 생방송 뉴스에서 프로비던스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 9’ 오디션을 소개하던 중 갑자기 물구나무서기를 선보인 것이 문제가 돼 해고를 당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는 재미 있는 일반인을 선발하는 미국의 초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올해 여름 시즌9 방송을 앞두고 있다.
공개된 뉴스 영상을 보면 트레멀은 “오늘 LA와 뉴욕시티에서 온 유명 PD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 것도 보여줄 것이 없었습니다. 저는 춤도 못 추고 노래도 잘 못 부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전 체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멀은 “그래서 전 생각했습니다. 오늘밤 집에서 이 뉴스를 보고 있을 PD들에게…”라고 말하더니 물구나무서기를 하며 “오디션 PD들이 집에서 지금 이 장면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뉴스 진행을 하는 기자가 물구나무서기를 합니다…이렇게…프로비던스에서 NBC10 밤 11시 뉴스 줄리 트레멀 기자입니다”라며 뉴스를 마무리 했다.
그런데 지난주 이 뉴스가 방송된 직후 트레멀 기자는 NBC10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줄리 트레멀이 해고된 후 가장 먼저 인터뷰한 인터넷 매체 ‘고로컬프로브(GoLocalProv)’는 지난해 7월 이 기자가 ‘곰 마주쳤을 때 대응요령’을 뉴스에서 방송한 후 같은 방송사 내 보수적인 선배 기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트레멀 기자는 ‘곰 마주쳤을 때 대응 요령’에 관한 뉴스를 재치 있게 진행해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었다. 트레멀은 곰 대응 요령을 직접 시범해 보였는데 눈동자를 크게 뜨고 좌우를 살피는가 하면 신발을 카메라 앞으로 던지는 등 기존 뉴스에서는 볼 수 없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선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본 그의 방송사 선배 짐 타리카니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방송사를 더럽힌 행위”라는 글을 게재했었으며, 물구나무서기 장면이 보도된 후에도 “TV 기자들 중 대중의 관심을 유난히 받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프로정신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많은 기자들을 욕되게 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편 트레멀 기자를 지지하는 이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트레멀의 방송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트레멀 기자의 한 친구는 ‘뉴스 리포터 줄리 트레멀을 응원해 주세요’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좋아요’를 유도하고 있으며, 미국 온라인 탄원 사이트 ‘아이페티션(ipetitions)’에는 ‘줄리 트레멀을 NBC10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온라인 탄원서가 올라와 있다. 일부 사람들은 트레멀 기자의 뉴스가 고리타분하지 않아 재미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