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수비 홍정호·김영권 호흡 큰 수확

입력 2014-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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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 되돌아 본 홍명보호 8개월

양 측면 수비 찾기위해 다양한 테스트
무득점 경기 4차례나…골 갈증은 여전
손흥민 3골 활약·이청용 리더십은 희망


홍명보 감독은 작년 7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했다. 브라질월드컵 8회 연속 본선진출을 이끈 최강희 감독(현 전북현대)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대표팀은 크게 휘청거리고 있었다. 기성용(선덜랜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이 터져 나왔고, 해외파와 국내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태극마크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 홍 감독은 취임일성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하나의 팀(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을 강조했다.


● 시작은 수비 조직력

과정을 중시하며 걸음마를 뗐다. 모든 초점을 브라질에 맞췄다. 장기적인 관점을 세우고 하나둘 계획을 세워나갔다.

8개월 동안 태극마크를 단 선수는 모두 52명. 국내와 일본, 중국 등 주로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이 7월 동아시안컵에 부름을 받았다. 홍 감독은 먼저 수비 조직력을 다듬었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주전으로 낙점됐다. 수비는 홍 감독이 생각하는 축구의 근간이다. 공간과 압박을 풀어가기 위해서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필요로 한다. 호주 및 일본전에서 중앙수비로 활약하며 괜찮은 호흡을 보여줬다. 빈공에 시달렸던 공격에 비해 수비 안정은 도드라져 보였다.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들은 줄곧 중앙 수비를 맡았다. 오랜 시간 호흡 맞추기가 필요한 포지션. 홍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구현할 핵심 선수로 둘을 꼽았고, 이들에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다. 단점이 없진 않았다. 세트피스에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대인마크에 취약했다. 경험 부족에서 오는 경기운영도 피해갈 수 없었다. 평가전을 통해 이를 조금씩 보완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진행 되는 가운데 베테랑 곽태휘(알 힐랄)도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걱정은 양 측면 수비였다. 이영표의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왼 측면과 오른 측면은 쉽게 대체자원을 찾지 못했다. K리그 대표 선수들이 두루 기용했으나 조금씩 아쉬웠다.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이용(울산)이 동아시안컵에서 혜성같이 등장하며 한발 앞선 모양새다. 이변이 없는 한 브라질월드컵 한자리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왼쪽과 오른쪽 한자리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체조건이 좋은 러시아와 벨기에를 상대로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의 발탁도 검토 중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경쟁력을 키운 박주호(마인츠), 부상 낙마한 차두리(서울)에게도 기회는 열려있다.


● 여전한 골 갈증

홍명보호 출범 8개월. 5일 현재 4승3무6패를 기록하며 13득점, 17실점했다. 경기당 1골. 수치상으로 보면 중간은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아쉬운 구석이 많다. 우선 무득점 경기가 4차례나 됐다. 출범 직후 치른 호주, 중국, 페루전이 단적인 예다. 위안을 삼자면 공격의 중추인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티 및 말리와 같은 상대에게 각각 4골과 3골을 퍼부었다. 전체 13골 가운데 7골이 터져 쏠림현상이 심하다. 반대로 강호와 평가전에선 쉬이 골문을 열지 못했다. 대표팀은 10월 브라질 평가전을 통해 진일보한 모습이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이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레버쿠젠)이 홍명보호에서 3골을 넣어 최다득점자다. 이청용(볼턴)은 11월 스위스 및 러시아 평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며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스위스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 16강전 이후 오랜만에 골 맛을 봤다. 홍정호는 같은 경기에서 홍명보호의 첫 번째 세트피스 득점을 기록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호쾌한 헤딩슛을 터뜨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자철(마인츠)과 김보경(카디프시티)도 각각 2골과 1골씩 넣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부진 속에 김신욱(울산)이 빛났다. 11월 스위스 및 러시아 평가전에서 뛰어난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러시아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각광을 받기도 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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