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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권총’ 손흥민 무섭게 변했다

입력 2014-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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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 그리스전 1골·1AS 최고의 활약

박주영 결승골 연결 고감도 오른발 패스
각도없는 지점서 원샷 원킬 왼발 쐐기골
그리스 강한 수비벽 뚫은 개인기도 압권
간혹 불필요하게 볼 끄는 습관은 옥에 티


손흥민(22·바이엘 레버쿠젠)의 활약은 영양만점이었다. 6일(한국시간) 그리스 평가전에 나선 손흥민은 후반 28분 김보경(카디프시티)과 교체될 때까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윙 포워드로 뛰며 전반 18분 상대 문전 왼쪽 지역에서 날카로운 드롭 패스를 연결해 박주영(왓포드)의 첫 골을 도운데 이어 후반 9분에는 구자철(마인츠05)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문 왼쪽에서 절묘한 왼발 킥으로 그리스 골망을 흔들었다. 소속팀 레버쿠젠도 이날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Son·팀 내 애칭)이 한국과 함께 승리했다”며 A매치 활약상을 떠들썩하게 전했다.


● 완벽한 공격수로 진화하다!

손흥민이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이날 득점에는 각기 다르면서도 큰 의미가 담겼다.

먼저 멋진 어시스트로 소속팀에서 결장을 거듭하며 불거진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논란을 한 순간에 잠재웠고, 직접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킬러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각도가 거의 없는 지점이었는데도 과감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슛으로 골 맛을 봤는데, 이는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이후 끊임없이 개인훈련을 하며 감각을 키워온 달콤한 결실이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SV 시절은 물론이고 레버쿠젠에서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버지 손웅정(48) 춘천FC 총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고된 슛 연습을 해왔다. “매 경기 한 번쯤 반드시 찬스가 나온다”고 예상되는 지점에서 수백, 수천 번씩 볼을 찼다. 그래서인지 득점 장면에서 활용한 발도 달랐다. 박주영에게 연결한 패스는 오른발이었고, 슛은 왼발로 했다. 양 발을 두루 잘 쓰는 공격수의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손흥민은 슛을 남발하지 않았다. 한국은 6차례 슛을 시도했다. 여기서 한 번의 슛으로 해결했으니 전형적인 ‘원샷-원킬’이었다. 박태하 스포츠동아해설위원도 “어디로 슛을 할지 머릿속에 계속 그려가며 플레이를 한다. 아주 영리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작년 7월 홍명보호의 공식 출범 후 최다 득점자의 자리도 지켰다. 그리스 원정을 통해 A매치 통산 6호골(23경기)을 뽑았는데, 4골을 홍명보호에서 기록했다.



대표팀 전체에도 시너지를 불어넣었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한 조에 묶였다. 그리스 평가전은 첫 상대 러시아를 겨냥해 마련된 A매치였다. 강한 수비와 좋은 피지컬을 앞세운 러시아는 홍명보호가 16강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손흥민이 유럽의 강력한 수비를 뚫는 방법을 증명했다. 몸싸움도 심하고 거친 분데스리가에서 깨우친 생존본능의 힘이었다.

물론 숙제도 남겼다. 간혹 불필요하게 볼을 끄는 모습은 아쉬웠다. 오래 전부터 단점으로 지적돼온 이런 장면은 때론 개인플레이로 해석돼 오해를 낳기도 했다. 부상 없이 이를 보완해낸다면 브라질월드컵에서 손흥민은 단연 최고의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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